스포츠
조범현이 기다렸던, 3개월 끈 kt의 대답 “No”
입력 2016-10-12 09:22 
kt 위즈는 12일 오전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재계약 여부는)아직 모르겠다. 그동안 참 많이 지쳤고 말 못할 마음고생을 많이 해서 일단은 쉬어야 할 것 같다.”
지난 9일 마산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직전이었다. kt 위즈에서 퓨처스리그 포함 3번째 시즌 완주를 앞둔 시점에서 만난 조범현 감독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걱정과 고민도 많은 얼굴이었다.
이미 지난 7월경 재계약 방침을 확정 지었던 구단은 이러저러한 사정을 이유로 조 감독을 놓지도, 그렇다고 끌어안지도 않은 상태로 시간을 죽이고만 있었다. 이렇게 되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재계약 불발설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시즌이 끝나고 이에 따라 계약기간도 만료되는데 구단 측의 언질이 전혀 없으니 당사자인 조 감독도 사실상 결별 수순이라고 예감했다. 그러면서도 확답을 들은 게 없어, 며칠 동안 기다리면 결정이 나지 않겠냐는 속내를 비췄다.
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조 감독은 한숨을 쉬었다. 재계약 문제 걱정을 하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재계약 여부와는 별개로 팀이 많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지난 3년간 지켜봐온 구단은 가야 할 길이 한참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성적에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이 감독이라지만, kt는 감독 문제에 앞서 구단 자체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노출해왔다. 얇은 선수층, 당장의 전력 보강 지원이 없는 프런트, 그러면서도 육성만을 내세우기에도 한참 부족한 비전 등 문제가 수도 없이 많다. 이에 대한 프런트의 개선 의지는 그다지 드러난 바가 없다.
조 감독이 한숨을 쉬고 있을 때, 구단에서는 계속해서 조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를 재고 있었다. 김진훈 단장은 지난 10일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2년간 실패를 했기에 냉철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감독 후보군을 추리기 전, 조 감독과 재계약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김 단장은 구단 내부적으로 여러 의견들을 모아보고 신중하게 방향을 정해야 한다”면서 최소 며칠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늦어도 마무리캠프(17~20일 시작 예정) 전에는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하지만 결단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준교 kt 스포츠 사장이 11일 오후 조범현 감독을 만나 함께 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이후 김 단장에게도 동일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12일 오전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체질 개선을 이유로 조 감독-김 단장과의 결별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chqkqk@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