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남기 주치의 "유족 마음도 이해는 간다…개인적 감정은 없다"
입력 2016-10-11 21:15 
백남기 주치의/사진=연합뉴스
백남기 주치의 "유족 마음도 이해는 가…개인적 감정은 없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였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는 11일 사망진단서에 사망 원인을 '병사'로 기록한 것에 대해 "소신껏 임한 것"이라며 진단서를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백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대와 국립대병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사인을 변경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백 교수는 "대한의사협회의 지침을 숙지하고 있으며, 전공의가 진단서를 작성했더라도 그 책임과 권한은 저에게 있다"면서 "어떤 외부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환자가 적정한 치료를 받고도 사망했다면 진단서의 내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 교수는 "투석치료를 원하지 않은 유족 마음도 이해가 된다. 유족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치료는 의사로서 의무이자 권리"라고 했습니다.

백 교수는 백 씨가 투석치료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보호자들은 고인이 '회복이 가능하지 않은 상태가 되면 적극적으로 치료받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 지금처럼 논란이 될 것을 알고서도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같은 판단을 하겠느냐고 묻자 "같은 진단서를 작성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제 감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 제 판단으로 작성했다"고 말했습니다.

백 교수는 고인의 사망 이틀 전 가톨릭농민회의 간부가 와서 소견서를 요청했다는 증언도 했습니다.

백 교수는 "농민회 간부가 '환자가 사망할 경우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하더라. 그를 위해 소견서가 필요하다고 했다"면서 "외상으로 사망한 것이 확실하다는 내용의 소견서를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가족이 아닌 농민회 간부가 소견서를 요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백 교수는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만일 외인사라고 한다면, 이를 경찰 물대포에 의한 외인사라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판단할 일은 아니고, 법의학자나 사법당국이 판단할 문제다"라고 했습니다.

한편, 국감장에 함께 출석한 서울대병원 서창석 병원장은 "사망진단서와 진료가 적법하고 적정하게 처리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서 병원장은 백씨의 사인과 보험급여 청구 당시 질병코드가 다른 것에 대해서는 "사인과 급여청구 때 병명이 다른 경우가 흔히 있다. 초기에 입력된 병명으로 계속 보험금을 청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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