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 최초 대량양식 성공한 국산 생태 밥상 오른다
입력 2016-10-11 17:03 

‘동해안 살아있는 명태를 찾습니다, 사례금 최대 50만원
해양수산부가 멸종위기 국산 명태를 구하기 위해 ‘명태살리기 프로젝트에 착수한 2014년에 내놓은 포스터는 간단했다. ‘살아있는 국산 명태를 구해오는 어민에게 최대 5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하겠다는 것.
국산 명태 생태계를 연구하기 위해 죽은 명태까지 수매해 3년간 사드린 명태가 총 1000마리. 1000마리 중 살아있는 명태는 193마리, 그 가운데 지난해 2월 알 낳기까지 성공한 암컷 명태는 단 1마리에 불과했다. 일본 등 경쟁국가들이 명태 2세대 양식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수산과학원은 적정 수온 10도에서 새끼 명태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독자개발한 전용 배합사료로 명태의 생장환경을 조성했다. 통상 3년의 기간을 단축해 1년8개월만인 지난 9월, 양식장에서 자란 명태 암수 사이에서 다시 2세대 명태가 태어났다. 10월 11일 현재 15만개 수정란 중 부화한 명태 수는 5만개에 달한다. 일본도 못한 명태 완전양식에 한국이 성공한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완전양식은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생산·부화시켜 키운 어린 명태를 어미로 키워서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순환체계가 구축되는 것을 말한다. 남획과 수온 상승으로 귀해진 국산 명태를 다시 식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11일 국산 명태의 수정란에서 나온 명태들이 다시 지난달 인공 2세대 수정에 성공해 6일 기준 3만마리, 11일 기준 5만마리의 2세대 명태들이 태어나고 있는중”이라며 2018년이면 양식어가에서 대량생산을 할 수 있게돼 2020년부터 국산 생태를 식탁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식당에서 볼 수 있는 명태들은 1년 25만t 소비량 중 20만t 이상이 냉동상태로 러시아에서 수입해 온 것들이다. 국내산 명태는 1970~80년대까지 7만4000t씩 어획됐지만 노가리까지 잡아들이는 무분별한 어획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급감해 최근에는 국산 명태 조업량이 1t도 채 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한 해수부는 지난해 자연산 어미 1마리로부터 수정란 53만개를 확보해 1세대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20㎝ 정도로 성장한 인공 1세대 명태 중 1만5000마리를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 방류하는 한편, 특별히 200여 마리를 선별하여 산란이 가능한 어미(35cm이상)로 키웠다. 이 중 7마리가 9월 18일부터 산란에 성공했고, 수정란 10만여 개 중 10월 6일 기준 부화한 3만여 마리가 0.7㎝ 전후로 성장하여 마침내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는 통상 산란까지 3년의 기간이 걸리는 명태 생장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적의 생장환경을 연구해냈다. 해수 온도를 명태의 적정 수온인 10℃로 유지하는 한편, 10℃에서도 생존하는 저온성 먹이생물과 고도불포화지방산(EPA, DHA)을 강화한 고에너지 명태 전용 배합사료를 개발한 것. 그 결과, 명태의 성숙 기간을 부화 후 3년에서 약 1년 8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해수온도 10℃는 국내 양식어가에서 별도의 노력 없이 조성할 수 있는 환경으로, 생장환경이 1년8개월로 단축돼 명태를 양식하려는 어가의 경제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얼리지 않은 생태는 동태보다 가격이 4~5배 더 비싼데 우리손으로 기른 양식 명태가, 동태가 아닌 생태가, 밥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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