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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결산] 네 번의 부상, 네 번의 복귀
입력 2016-10-10 13:41 
추신수는 2016시즌 네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처참한 숫자다. 메이저리그 주전급 선수로 자리잡기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48경기 출전에 그쳤고, 역시 부상으로 고전했던 2014년(타율 0.242 OPS 0.714)과 비슷한 성적(0.242 0.756)을 남겼다. 두 자리 수 홈런을 넘기지 못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텍사스와 계약 후 세 번째 시즌은 보낸 2016년 추신수의 모습이다.
추신수의 2016시즌 가장 큰 적은 부상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이 따라다녔다. 4월초 첫 원정이었던 애너하임 원정 도중 오른 종아리 염좌 부상을 입으면서 시즌 초반을 날렸다. 5월 21일 휴스턴 원정에서 복귀했지만, 복귀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을 다치며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6월 14일 복귀한 그는 복귀 후 27경기에서 타율 0.271 출루율 0.355 장타율 0.514 2루타 5개 7홈런 16타점을 기록하며 늦게나마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올스타 휴식기를 전후해서 허리 부상이 불거졌다. 추신수는 후반기 첫 시리즈였던 시카고 컵스 원정을 쉬고 출전을 강행했지만, 단기간에 치료할 수 없는 부상임이 밝혀지면서 세 번째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8월초 복귀한 추신수는 복귀 후 첫 7경기에서 타율 0.320(25타수 8안타) 출루율 0.452 장타율 0.400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8월 12일 콜로라도와의 홈경기 6타수 무안타를 계기로 이후 5경기에서 타율 0.056(18타수 1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다.
그리고 네 번째 부상이 찾아왔다. 8월 16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 도중 상대 선발 로스 디트와일러가 던진 몸쪽 공에 왼팔을 맞았다. 사구라면 지겹게 맞은 그였지만 이번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X-레이에서 바로 확인될 정도로 심각한 골절상이 발견됐다. 판을 삽입하고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시즌 초반 비슷한 부상을 당한 로빈슨 치리노스가 복귀에 두 달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추신수의 2016시즌은 사실상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추신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뼈에 좋은 것이라면 모든지 하며 악착같이 재활했다. 그 결과 정규 시즌 마지막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3연전에서 복귀했고, 디비전시리즈 로스터에 합류했다.

복귀 이후 추신수의 모습은 예전같지 못했다. 탬파베이와의 3연전에서 12타수 2안타에 그치며 포스트시즌에 나갈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친 후 나머지 경기 선발 우익수 자리를 신예 노마 마자라에게 내줬다. 아메리칸리그 시즌 승률 1위를 기록했던 텍사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3연패하며 허무하게 탈락하고 말았다.
텍사스에게도, 추신수에게도 실망스러운 마무리였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합류한 그의 투혼, 그리고 그런 그를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킨 레인저스 구단의 신뢰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추신수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나를 로스터에 넣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출전 여부는 내가 뭐라고 할 위치는 아니다. 나를 믿는다는 것에 감사할뿐"이라며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신뢰에 대해 말했다.
추신수는 2011년(손가락) 2014년(발목, 팔꿈치)에 이어 다시 한 번 부상으로 매끄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앞선 두 차례 부상 때는 바로 다음 시즌 반등에 성공했다. 2017년의 추신수도 그렇게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계속되는 부상 속에서도 '건강하면 좋은 선수'라는 사실을 보여준 그이기에 기대를 걸만하다.
지난 8월 16일(한국시간) 경기 도중 왼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던 추신수. 그때만 하더라도 이번 시즌 내 복귀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2016년 추신수 베스트 경기 3선(한국시간 기준).
1. 6월 16일 오클랜드 원정
6월 14일부터 열린 오클랜드 원정 4연전은 종아리,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나온 추신수에게 사실상의 시즌 개막전이었다. 14일 경기에서 홈런을 신고한 그는 시리즈 세 번째 경기였던 이날 안타 2개와 볼넷 2개, 도루 1개 1득점을 기록하며 선두 타자로서 역할을 다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은 텍사스는 4회까지 0-5로 끌려갔지만, 6회 이후 7점을 몰아치며 7-5 역전승을 거뒀다.
2. 6월 27일 보스턴 홈
이번 시즌 유일한 3안타 경기. 추신수는 7회 2루타를 비롯해 3개의 안타를 때렸고, 그중 두 차례 홈을 밟으면서 팀의 6-2 승리에 기여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추신수는 라인업 제일 위에서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를 타선의 열쇠라고 표현했다. 선구안에 장타 능력까지 겸한, 이상적인 리드오프의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다.
3. 8월 8일 휴스턴 원정
텍사스는 이번 시즌 휴스턴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8월 8일 원정경기도 그랬다. 9회말 동점을 허용하고도 연장 11회초 2점을 뽑으며 5-3으로 이겼다. 추신수는 연장 11회 2루타로 출루, 이어진 이안 데스몬드의 좌전 안타로 홈을 밟으면서 이날 경기의 결승 득점을 냈다. 앞선 8회에는 사구로 출루,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쥬릭슨 프로파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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