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 부촌' 마린시티, 조망권 고집하다 '물 폭탄'
입력 2016-10-06 19:40  | 수정 2016-10-06 20:02
【 앵커멘트 】
이번 태풍으로 해운대 바다 바로 앞, 8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선 '부산 최고 부촌'인 마린시티도 쑥대밭이 됐는데요.
태풍 때마다 잦은 침수 피해 발생하자 담당 구청이 방재대책을 세웠지만,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는 주민 민원에 밀려 결국 이번에 또다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파트 2~3층 높이만 한 파도가 해안도로를 덮칩니다.

넘친 바닷물에 어디가 도로인지 어디가 바닷가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런 피해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때부터 반복돼 지금까지 100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침수 피해를 줄이려고 담당구청은 지난 2012년 해안 방수벽을 3.4미터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방수벽보다 더 높은 벽에 가로막혔습니다.

해안 산책로와 바다와 접한 상가에서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을 제기해 반대에 부딪힌 겁니다.

▶ 인터뷰 : 부산 마린시티 주민
- "벽이 높으면 조망권이 별로 안 좋죠. (산책) 다니는데 시각이 가려지고…."

▶ 인터뷰 : 부산 마린시티 상인
- "해운대의 가장 얼굴이잖아요. 외국인들도 오고, (방수벽을 높이면) 해운대 이미지가 완전히 끝나고…."

조망권을 보장하라는 주민 1천여 명의 이런 민원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도 전달됐습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결국, 이런 해안방수벽은 기존 계획에 못 미치는 높이 1.2미터로밖에 건설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낮은 방수벽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번에는 조망권을 보장하면서재난을 막을 수 있도록 해상에 초대형 방파제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투입될 세금은 어림잡아 650억 원.

안전보다는 조망권을 고집하다, 안 들어가도 될 막대한 세금이 또다시 투입돼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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