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해외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상반기 ‘국내은행 해외점포 영업실적 및 현지화 지표 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국내은행들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3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7.5%(7000만달러) 큰폭으로 줄었다. 이같은 순이익 규모는 상반기 국내은행 총당기순이익 1조9000억원의 19.2%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거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00만 달러 증가했지만 영국(-3540만 달러), 베트남(-2290만 달러), 일본(-1780만 달러)에서는 감소했다. 순익이 큰폭 감소한것은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A은행은 수백만 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했고 중국에서는 C·D은행이 1000만달러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더 쌓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경기 둔화로 현지 기업대출이 부살화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저성장 국면에 빠진 세계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이같은 흐름이 동남아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수익 다변화를 위해 해외진출을 계속해 나가야 하겠지만 이제 양적인 확장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기업·개인영업을 적절히 배분하는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중국·베트남 등에서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NIM은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이자 수익·비용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이다. 중국에서 국내은행의 NIM은 2014년 2.06%이던 것이 올 상반기 1.44%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베트남에서는 3.18%에서 2.63%로 내려갔다. 현지 금리인하 기조나 경쟁격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지인 대상 영업을 확대하는 등 영업의 다변화·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6월 말 현재 해외점포 총자산은 6개월 전보다 0.6%(5억4000만 달러) 증가한 888억6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해외점포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3%로 6개월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국내은행의 전체 해외점포는 39개국 173곳으로, 작년 말 이후 6곳이 신설되고 3곳이 줄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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