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PS 노트] `꿀일정`의 은총, 메츠를 춤추게 하다
입력 2016-10-03 06:19 
메츠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오리무중이었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의 승자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우승팀 뉴욕 메츠.
1962년 창단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지난 1999~2000년에 이은 두 번째다. 절대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8월에는 워싱턴은 물론이고 마이애미에게도 밀리며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3위로 떨어졌다. 8월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3연전을 스윕당한 뒤에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테리 콜린스 감독이 열정이 부족한 선수들의 자세를 공개적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같은 달 21일에는 1위 워싱턴에 12.5게임까지 뒤처졌다.
부상 악재도 이어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던 네 명의 선발 중 맷 하비(흉곽 출구 증후군), 스티븐 매츠(팔꿈치 뼛조각 제거), 제이콥 디그롬(팔꿈치 척골 신경 치료)이 수술로 이탈했다. 주전 2루수로 활약하던 닐 워커도 허리 디스크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다시 일어섰다. 9월 한 달 17승 10패로 상승세를 타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제치고 와일드카드 1위에 올랐다. 일정의 이점을 누린 결과다. 9월 6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 원정을 시작으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미네소타 트윈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하위권 팀들을 주로 상대하는 '꿀일정'의 덕을 봤다. 애틀란타와의 홈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며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승수를 쌓았다.
쉬운 일정이었지만, 결국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은 이들 스스로의 힘이었다. 선발 투수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토르' 노아 신더가드와 '빅 섹시' 바르톨로 콜론이 건재했고, 여기에 세스 루고, 로버트 그젤맨이 합류해 힘을 불어넣었다. 마무리 쥬리스 파밀리아를 중심으로 한 불펜진도 자기 역할을 했다.
제임스 로니, 호세 레예스 등 이런저런 이유로 다른 팀에서 전력외로 버려졌던 선수들이 메츠에서 화려하게 부활했고,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커티스 그랜더슨,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등 베테랑들이 꾸준한 활약을 하는 가운데 27세 늦깎이 신인 T.J. 리베라가 8월 합류,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와일드카드로 올라가는 것이기에, 앞에 놓인 길은 험난하다. 당장 디비전시리즈에 올라가면 이번 시즌 최고 승률팀 시카고 컵스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이겼다고 하지만, 그때의 메츠와 지금의 메츠는 다르고, 지금의 컵스도 그때의 컵스가 아니다. 정규시즌 막판 일정의 행운을 안겨줬던 행운의 여신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들에게 미소지을지 지켜 볼 일이다.

MVP: "믿고 쓰는 쿠바산"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세스페데스는 2년 연속 30홈런을 돌파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2일 경기까지 홈런(31개) 타점(86타점) 출루율(0.354) 장타율(0.530) 등 공격 각분야에서 팀 1위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2년 연속 30홈런을 돌파하며 홈런더비에서 보여준 파괴력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지난 8월 종아리 부상으로 보름간 결장했지지난 2014년 오클랜드에서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것을 시작으로 2년간 세 번의 트레이드를 경험했던 그는 메츠와 계약 연장(3년 7500만 달러) 이후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첫 시즌 이후 옵트 아웃이 가능해 마음만 먹으면 시장에 나갈 수 있다는 점도 그를 자극시키고 있음이 분명하다.

MIP: "실버슬러그의 부활"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카브레라는 실버슬러거를 받았던 2011년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이번 시즌 메츠에 합류한 카브레라는 140경기에서 타율 0.281 출루율 0.337 장타율 0.475를 기록하며 공격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남겼다. 특히 올스타 휴식기 이후 55경기에서 타율 0.310 OPS 0.915로 활약하며 팀의 막판 상승세에 기여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실버슬러거를 받았던 2011년 성적(타율 0.273 OPS 0.792)을 능가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장타력의 부활이다. 2011년 25홈런을 기록한 이후 줄곧 14~16개 홈런에 머물렀던 그는 이번 시즌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돌파했다.

Player to Watch: 노아 신더가드
신더가드는 와일드카드 게임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지난해 메츠 선발 로테이션을 이끈 '판타스틱 4' 중 올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바르톨로 콜론(191 2/3이닝) 다음으로 가장 많은 183 2/3이닝을 던지며 14승 9패 평균자책점 2.60의 성적을 기록했다. 원래 3일 시즌 마지막 경기 등판 예정이었지만, 와일드카드 게임 등판을 위해 불펜 투구로 대체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은 부족하지 않다. 지난해 4경기(선발 3경기)에 나와 2승 1패 평균자책점 3.32(19이닝 7자책)를 기록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1회 첫 타자에게 초구로 몸쪽 높은공을 던지며 상대를 도발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올해도 메츠는 '천둥의 신'만 믿고 가을야구를 치를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