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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NC에 발목 잡힌 롯데, 허망히 좌절된 `가을야구`
입력 2016-10-02 17:19  | 수정 2016-10-02 18:50
낙동강을 사이에 둔 롯데와 NC의 희비가 엇갈린 2016시즌이다. 롯데는 NC상대 1승15패로 맞대결을 마감하며 가을야구 진출도 좌절됐다. NC는 롯데전 14연승을 달렸다. 앞서 NC는 2위를 확정짓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NC다이노스에 14연패를 당하며 가을야구 진출도 좌절됐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6-11로 패했다. 이날 KIA가 kt에 승리를 거두면서 롯데의 트래직 넘버 2는 한꺼번에 소멸됐다. 시즌 전적 64승76패. 롯데가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기고 4위와 5위인 LG와 KIA가 모두 진다고 하더라도 롯데의 승률이 낮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롯데는 지난 2013년 이후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됐다. 올 시즌 롯데는 유력한 5강 후보로 꼽혔다. 롯데는 고질적인 문제인 뒷문 보강을 위해 스토브리그에서 98억원을 썼다. FA시장에서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하면서 통 큰 투자를 한 것이다. 또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종운 감독을 1년 만에 퇴진시키고, SK수석코치였던 조원우 신임 감독을 영입했다. 조 감독의 리더십과 함께 고질적인 롯데의 문제 중 하나인 수비 불안까지 해결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조원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기본기를 강조하며 수비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팀 실책이 91개로 10개 구단 중 4번째로 적은 수치이지만, 기록으로 잡히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와 본헤드플레이는 여전했다. 주전 멤버와 백업 멤버의 실력 차이가 큰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롯데는 시즌 내내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승부처인 후반기 들어 성적이 떨어지면서 가을야구의 꿈은 점점 멀어져갔다. 특히 거액을 들여 영입한 윤길현과 손승락이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이상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선발진도 말썽이었다. 외국인 듀오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 못했고, 토종 에이스 송승준은 부상에 1군에서 사라져버렸다.
올 시즌 지역라이벌인 NC에 맥을 추지 못한 점도 가을농사가 망친 큰 이유 중 하나다. 이날 NC에 패하면서 NC전 14연패, 상대전적은 1승15패다. 4월17일 마산 NC전에서 8-5로 승리한 이후 NC상대로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안방인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8전 8패. 롯데로서는 치욕스러운 성적이다. 더구나 NC가 창단할 때와 2013년 1군 진입을 할 때 프로야구의 질이 떨어진다”며 앞장 서 반대를 한 구단이 롯데이기 때문에 NC상대 성적은 참담할 다름이다. 롯데팬들은 NC만 만나면 작아지는 롯데를 두고 느그가 프로가(너희가 프로냐)?”라고 강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도 무기력했다. 3회말 3점을 내면서 NC전 23이닝 무실점은 깨뜨렸지만, 마운드가 무너지며 두자릿수 실점을 했다. 2위를 확정지으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NC가 여유로운 입장이고, 롯데는 실낱같은 가을야구 진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무조건 승리해야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진한 경기다.
NC전 1승15패는 2003년 KIA상대로 거뒀던 1승1무17패 기록과 같다. 13년만에 특정팀 상대 1승만을 거두는 수모를 겪게 됐다. 특정팀과의 승패마진이 –15이니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것부터가 비현실적인 상황이긴 하다. 부산의 가을은 4년째 조용하게 된 반면 옆동네 마산(창원)은 3년 연속 가을잔치 분위기다. 더욱 씁쓸한 롯데의 포스트시즌 좌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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