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거 이미지 굳힌 오피스텔…"이제는 테라스까지 적용"
입력 2016-10-01 15:39 
사진은 테라스 설계가 적용된 ‘평촌 자이엘라 테라스’ 모습

# 혼술을 줄기는 직장인 김 모씨는 요즘 퇴근 후 오피스텔에 조성된 테라스에서 도심의 야경을 안주 삼아 마시는 맥주 한 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날리곤 한다. 김 씨는 자칫 답답할 수 있는 원룸에 개방감이 배가되고 방안에 어지럽게 너부러진 물품들을 보관하는 공간으로도 활용 할 수 있는 테라스가 딸린 오피스텔로 이사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피스(office)와 호텔(hotel)의 합성어인 오피스텔은 1980년대 중반 첫 등장할 당시만 해도 주거용 보다는 사무용으로 공급됐다. 하지만 1995년 온돌방과 욕실, 싱크대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건축법이 개정되면서 주거용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임대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주거시설로 이미지를 굳히며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단지 설계도 아파트와 닮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에 부는 ‘테라스 열풍에 편승한 단지까지 나타나고 있다. 오피스텔은 대부분 원룸에서 1.5룸 형태로 설계돼 아파트 보다는 좁은 공간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테라스가 결합되면 주거공간이 추가적으로 늘어나 비교적 넓은 공간활용이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테라스가 결합된 오피스텔은 분양시장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실제 지난 .4월 경기 고양시 고양관광문화단지 M1~3블록에서 분양한 ‘킨텍스 원시티 오피스텔의 전용 84㎡ 중 복층형 테라스를 갖춘 12실은 특히 인기가 남달랐다. 청약 당시 이 평면은 197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평균 경쟁률(43.3대 1) 보다 4.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오피스텔은 테라스를 포함해 계약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완판됐다.

이처럼 테라스 설계가 인기 있는 이유로 주택업계는 공간활용의 우수성을 꼽는다. 테라스를 빨래 건조 공간 등으로 활용하거나, 물품보관 장소, 여가생활 공간까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차인들 사이에서도 공간활용성이 높은 테라스 설계가 적용된 실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전 호실에 테라스를 적용한 ‘송파 아이파크(2015년 8월 입주)를 주로 취급하는 인근 G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오피스텔의 전용 29㎡의 월세 시세는 현재 보증금 1000만원에 월 80만~85만원 대로 형성돼 거래되고 있다. 수익률로 계산해보면 4.25%~4.39%선이다. 반면 도로 건너 편에 위치한 ‘송파 한화오벨리스크(2013년 5월 입주) 전용 29㎡에는 테라스가 없다. 이 오피스텔 전용 29㎡ 월세 시세는 현재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65만원 대로 형성돼 거래되고 있다. 수익률은 3.96%~4.17%로 ‘송파 아이파크에 비해 낮다.
G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같은 면적이라도 테라스가 있는 오피스텔은 월세가격이 10만원 가량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임차인들이 테라스 오피스텔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며 오피스텔 공간이 아파트와 달리 좁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넓은 공간을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단지는 프리미엄(웃돈)에도 다소 차이가 난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송파 아이파크 전용 29㎡는 지난 7월 2억3500만~2억4069만원선에서 거래가 됐다. 분양가로 나왔던 2억2870만~2억2909만원보다 1000만원 높게 웃돈이 붙은 셈이다. 반면 같은달 ‘송파 한화오벨리스크 전용 29㎡는 1억9600만~1억9700만원 선에서 거래돼 분앙가(1억9100만원) 대비 500만원 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저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저층부에도 테라스를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면서 테라스가 건축법상 공용공간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사실상 개인 공간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어 선호가 높아 매매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거래도 잘 이뤄져 투자가치로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GS건설이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서 분양하는 ‘평촌 자이엘라 오피스텔의 5층 호실 중 일부 평면에 ‘테라스 설계가 적용된다. 지상 최고층에는 복층으로 구성된 펜트하우스도 들어선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5층~지상 28층, 전용 21~85㎡ 총 414실 규모로 조성되며, 지하철 4호선 평촌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대림산업이 서울 금천구 독산 2-1특별계획구역(독산동)에서 분양 중인 ‘e편한세상 독산 더타워 오피스텔 427실 중 전용 26㎡ C·D·E타입 33실에 테라스형 특화설계가 적용된다. 지하철 1호선 독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문영엔지니어링은 다음달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업무시설용지 5블록에서 분양하는 ‘퀸즈파크 미사 1차의 지상 3층 들어서는 호실 중 일부 평면에 테라스를 제공한다. 전 호실은 복층형으로 구성된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5층~지상 17층, 전용 19~23㎡ 총 750실 규모다.
대우산업개발은 충남 서산시 테크노밸리C1블록에서 분양 중인 ‘이안 큐브 오피스텔 1009실 중 36실에 테라스 설계를 접목했다. 또한 다락형이나 옥상 설계 등 차별화된 평면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4층~지상 18층, 전용 22~42㎡ 총 1009실 규모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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