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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김의 야구컨디셔닝] 투수들의 ‘가을야구’, “유연성을 잡아라!”
입력 2016-10-01 06:02 
포스트시즌 중 컨디션을 관리하고 부상에 대한 저항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유연성 트레이닝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진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 선수들이 지난달 18일 수원구장에서 스트레칭으로 경기전 몸풀기 훈련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재현 기자
2016시즌 페넌트레이스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10월 둘째 주부터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에 돌입해 살아남은 팀들이 ‘가을걷이에 나서게 된다. 이들 팀들은 단기전의 성패를 좌우하는 선수들의 컨디션 향상과 경미한 부상 회복에 집중할 것이다. 트레이너 파트에서 투수들의 컨디션 향상을 위해서 과연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투수에게 있어 컨디셔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깨와 팔꿈치의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투구 자체가 어깨와 팔꿈치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단기간에 피로를 줄여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최고의 트레이너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약 6개월의 대장정을 달려온 선수들에게 피로 누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고 사실 이 피로는 휴식 이외에는 말끔히 해소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선수들에게는 휴식 이외의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모색해 알려준다면 경기력 향상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투수들의 어깨, 팔꿈치 회복을 돕기 위한 방법 중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근육의 길이를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는 스트레칭이다. 투구 후에는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시즌 막바지인 지금 선수들의 몸 상태는 뻐근함을 달고 사는 느낌일 것이다. 이런 뻐근한 몸에 근력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꼭 근력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면 본인이 들 수 있는 무게의 50%이하로 가볍게 트레이닝을 하는 게 좋다.
투구 후에는 속도를 감속시키는 기능을 하는 어깨의 뒤쪽과 겨드랑이 쪽의 경직이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어깨의 충돌 증후군이 생기기도 한다. 팔꿈치에서는 손목의 굴곡근의 전완부위에서 경직이 증가하게 되어 손목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투구 동작에서 손목이 딱딱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근력 운동의 효과는 하루 만에 나타나지 않지만 유연성은 하루만 해도 증가되기 때문에 단 시간에 효과적인 방법은 유연성의 회복운동이다. 따라서 단기간의 승부에서 경기력을 향상시키기에는 근력트레이닝을 통한 방법보다는 유연성 트레이닝을 통해 몸의 회복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듯하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중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에 평소 하지 않던 근력 트레이닝을 무리하게 하거나 갑작스럽게 운동 강도를 증가시키면 몸의 피로를 유발하면서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누구나 무엇을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나 잘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특별한 이벤트를 특별하지 않게 느껴야 경기력이 증가될 수 있다. 신체의 바이오리듬을 그저 정규시즌 중의 한 경기처럼 편안하게 준비하는 것이 포스트시즌에서 제 실력을 맘껏 발휘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프로 선수들은 팀에 전문 트레이너들이 있기 때문에 늘 적절한 조언을 받을 수 있지만, 트레이너가 없는 아마추어팀 선수들은 특별한 경기를 앞두고도 효과적인 트레이닝 요령을 스스로 실천하기 쉽지 않다. 단기 승부에 필요한 것은 유연성 향상을 통해 회복력을 증가시켜주는 것이고, 장기 시즌중이라면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심폐지구력, 밸런스 운동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핵심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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