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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NC,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입력 2016-10-01 06:01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NC 다이노스 간판타자 에릭 테임즈(사진)가 구단과 KBO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예상보다 가벼운 조치로 인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에릭 테임즈(31·NC)의 음주운전 및 후속대처는 단순한 문제만은 아니었다. 구단이 지향하는 가치, 한 시즌 동안 그렇게 외쳤던 목표가 달려있었다. 쌓아올리는 것은 길고 어렵지만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테임즈의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진 뒤 이튿날 KBO와 NC는 각각 징계조치를 내렸다. KBO는 테임즈의 잔여경기 출전정지 및 포스트시즌 1경기 출전정지, 그리고 벌금 5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사후조치 미흡의 사유로 NC 구단에게도 제재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즉각 NC도 자체 징계안을 발표했다. NC는 테임즈에게 50시간 봉사와 5000달러 벌금을 부과했다.
NC는 이미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잔여경기보다 포스트시즌 결과가 더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테임즈의 공백은 생각보다 적을 전망이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테임즈가 예상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를 받게 되면서 NC는 한 시름 덜게 됐다. 그럼에도 NC는 이번 사건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우선 대외이미지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구단은 테임즈의 음주운전 소식을 최초로 인지한 이후부터 KBO에 알리기까지 5일 간의 긴 공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사건을 숨기는데 급급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구단 자체징계 내용은 더했다. 사안을 심각하게 여기는 듯한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처방에 그쳤다. 구단이 핵심가치로 치켜세우고 있는 정의, 명예, 존중은 어디에도 없었다. 도덕성 부재의식 혹은 당장 성적에 급급한 팀이라는 것을 자인하고 말았다.
현장과의 소통부재도 드러났다. 구단 발표에 따르면 김경문 NC 감독은 상황을 전달받지 못한 채 29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 테임즈를 출전시켰다. 2차전도 선발로 내보냈다가 사실을 인지하고 1회에 교체하는 촌극까지 빚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은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팀 분위기와 경기력 측면도 문제다. 플레이오프 내내 테임즈 출전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을 것이다. 사소한 것 하나가 중요한 포스트시즌 특성상 선수단이 느낄 부담은 분명하다. 테임즈 또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예전과 같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올 시즌 팀 성적과는 달리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수난을 당하고 있는 NC다. 선수의 승부조작 및 개인사 스캔들, 또 중심외인타자 음주운전 소식까지. 지난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기록수립으로 즐거운 뉴스가 쏟아졌던 NC는 이번 시즌 끝이 어디일지 모르는 암담한 소식에 뒤덮이고 말았다.
관리부실, 대처미숙 등을 노출한 구단 책임이 적지 않다. 앞서 승부조작 사건 때 통렬한 반성과 함께 대안마련을 약속했던 것과 달리 음주운전과 같은 리그 품위손상 훼손 경우에 대해서는 그 잣대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음을 들키고 말았다. 다른 구단들의 사고대처에 비해 한결 나았다는 지난여름 NC에 대한 평가도 머쓱해졌다.
얼마 뒤 창원에서 열릴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에서 NC는 테임즈를 출전시킬 수 있게 됐다. 규정상으로는 그렇게 됐다. 다만 앞으로 NC가 넘어야 할 산은 규정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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