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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선수’의 출전과 ‘굼벵이’ NC의 뻔뻔함
입력 2016-09-29 20:51  | 수정 2016-09-29 21:52
김경문 NC 감독(왼쪽)은 에릭 테임즈(오른쪽)의 음주운전 사실을 29일 더블헤더 2차전 도중 알았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에릭 테임즈(NC)는 그라운드에 있었다. 삼성과 더블헤더 1차전에서 결승타 포함 3안타 3타점을 올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2차전에도 4번 1루수로 나가 1회초 수비까지 소화했다.
테임즈는 1회말 대타 조영훈과 교체됐다. NC는 단순 휴식 차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뻔뻔한 거짓말이었다. 테임즈가 왜 교체됐는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만천하에 드러났다.
닷새 전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됐다. 칵테일 2잔을 마셨다는 테임즈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56%다. 처벌기준 수치(0.050%)를 넘어섰다. 면허정지 처벌이 가능하다.
테임즈는 이후 결장했다. 25일 롯데전과 27일 삼성전에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결장 사유는 음주운전 때문이 아니었다. 그리고 테임즈는 그 사이 경찰서에 출석(26일)해 조사를 받았다.
NC는 이 사실을 내부적으로 일부만 공유했다. 경찰 조사 결과가 끝날 때까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29일 낮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했다. KBO도 30일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품위손상행위로 징계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때까지 김경문 감독에겐 전달되지 않았다. 김 감독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더블헤더 2차전 1회초였다. 테임즈는 이미 1차전을 뛰었다. 수훈선수급 활약이었다. NC도 10-5로 승리했다. 그리고 2차전에도 선발 출전해 1루수 수비를 하는 중이었다.
김 감독은 공수 교대 후 곧바로 테임즈를 ‘교체했다. 발 빠른 대처일까. 아니다. 늦장 대응이다. 테임즈는 음주 측정 후 인근 지구대로 이동해 간단한 조사를 받았다. 테임즈는 이 사실을 구단에 알렸다. 구단은 닷새 동안 손을 놓고 눈치만 살폈다.
그리고 기용 논란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 테임즈는 하루 뒤 징계대상자다. 그런 ‘문제 선수를 뛰게 했다. 씨앗을 뿌리지 말아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NC의 행동은 어리석었다. 김 감독은 이 사실을 몰랐단다. 현장 책임자에게 중대한 사실을 전달하지 않았다. 단절이자 불통이다. 구단 자체 논의가 늦어졌다고 하나 스스로 거북이걸음을 했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데다 올해 악재가 너무 많아 보고가 늦어졌다”는 NC의 해명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각종 악재를 경험했다. 배운 게 많을 터. 하지만 정작 또 한 번의 악재가 터지자 NC는 굼벵이 같았다. 입을 꾹 다물었다. 행동을 조심할 때가 아니었다. 날선 비판의 칼날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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