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엄마의 잘못된 선택…정민이는 어디에?
입력 2016-09-24 19:40  | 수정 2016-09-24 20:13
【 앵커멘트 】
지난 21일 대구의 한 아파트 베란다 붙박이장에서 20대 여성의 백골 시신이 이불과 비닐에 쌓인 채 발견됐습니다.
이 여성의 엄마는 하루 전 낙동강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됐고, 초등학생인 아들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숨진 엄마가 남매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행방불명된 아들을 찾고 있습니다.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와 이야기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20대 여성의 백골 시신이 어떻게 발견된 건가요?

【 대답 】
베란다 붙박이장에서 26살 류 모 씨가 발견된 건 사흘 전인 지난 21일이었습니다.

이불과 비닐에 쌓인 백골 상태였습니다.

경찰이 전날 낙동강변에서 익사체로 떠오른 52살 조 모 씨의 집을 찾아갔다가 발견한 겁니다.


【 질문 2 】
그러니까 엄마는 익사체로, 딸은 집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거군요.
추 기자! 경찰은 엄마가 딸의 시신을 방치했다고 보고 있다면서요?

【 대답 】
경찰은 숨진 딸이 수개월 동안 방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집에 사는 엄마가 이런 사실을 모를 수가 없다는 건데, 부검 결과 타살 흔적은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시체 발견된 형태가 은닉 형태니까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 모를 리가 없거든요. 살인인지 사고사인지 모르겠지만, 시체를 아파트 거주자가 은닉한것은 맞거든요. 타살이라던가 타살을 알고 있던가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거죠."

【 질문 3 】
현재 경찰이 11살 아들을 찾고 있는데, 사고는 없는지 걱정이 됩니다.

【 대답 】
초등학교 4학년인 류 군은 지난 15일 엄마와 함께 아파트에서 나가는 모습이 CCTV에 찍힌 뒤로는 행방불명 됐습니다.

경찰은 혹시 엄마가 아이를 안고 투신했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낙동강변 주변을 대대적으로 수색하고, 전단을 배포했습니다.

그런데 어제(23일) 류 군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만약 류 군이 이 유서를 작성했다면 자신에게 불행한 일이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 질문 4 】
추 기자! 경찰이 수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봐서는 엄마가 남매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고, 자신은 투신한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네요.

【 대답 】
네, 그렇습니다.

8년 전 이혼해 홀로 남매를 키운 엄마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우울증을 앓았다고 합니다.

이웃과의 왕래도 거의 없었는데, 딸은 평소 제대로 씻지 않을 만큼 정상적인 생활은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라진 류 군은 제대로 학교에 다니지 않았고, 이 때문에 엄마가 올해 1월 아동방임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 질문 5 】
추 기자 설명을 들어보니 엄마는 이혼과 생활고, 우울증 등 상당히 고통스러운 상황인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어떻게 자식들에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죠?

【 대답 】
관련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가슴이 아프고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엄마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인터뷰 : 김나윤 / 시민
- "열 달 동안 힘들 게 나아서 기른 아이인데, 내 인생이 힘들다고 해서 아이들의 인생까지 짓밟는 거 같아서 너무 가슴이 아프죠."

▶ 인터뷰 : 이영주 / 시민
-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가 자기의 소유물도 아닌데. 자기가 어렵다고 해서 아이까지 죽이는 것은 너무 가혹하고 비극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문가들은 견디기 어려운 극한 상황에 부딪히면 이렇게 극복하라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박상희 /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소장
- "내 문제와 자식의 문제를 분리시켜서 이성적으로 볼 필요가 있거든요.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감과 우울감에 빠져버리면 그것을 판단할 수가 없어요. 혼자 이겨낼 수 없을 때는 주변에 손을 뻗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문가를 만나서 심각하게 조언을 듣고 치료를 받아야 하고…."

【 앵커멘트 】
자녀는 자기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시민의 말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시련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하는 극단전인 선택만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린 나이에 유서 형식의 글을 쓸 때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민 군이 꼭 살아있길 모두가 희망합니다.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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