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태화강 숭어떼, 수만마리 줄지어 이동…"지진 전조다?" 갑론을박
입력 2016-09-24 10:35 
숭어떼/사진=연합뉴스



태화강에서 일렬로 헤엄치는 숭어떼는 물론 은어떼도 여러차례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나 지진 전조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태화강변인 중구 태화동에 사는 배명자(62·여)씨는 24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10여 년간 태화강변에서 운동을 해왔다"며 "숭어떼가 일렬로 헤엄치는 모습을 5년 정도 매년 8월 말이나 9월 초에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배씨는 "그 모습이 하도 신기해 산책하던 시민들과 함께 보기도 했고, 식구들에게도 여러 번 말했다"라며 "숭어떼가 지나가면 뒤이어 은어떼도 숭어떼처럼 일렬로 줄지어 강 하류로 헤엄쳐 내려갔다"고 목격담을 전했습니다.

배씨는 "태화강변에서 25년을 살았고 태화강 대숲공원 끝자락인 십리대밭교 앞에서 날씨가 맑은 날 일렬로 헤엄치는 숭어와 은어떼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봤다"라며 "지진 전조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민물고기 생태전문가는 "물고기는 소규모로 무리 지어 한 마리가 앞에서 헤엄치면 나머지가 뒤따라 가기도 한다"며 "그런데 수만 마리가 수㎞씩 줄지어 가는 현상은 드물어 본 적도 없고 학계에 보고된 적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생태전문가는 이어 "1년을 사는 은어는 가을에 강 하류에서 산란한 뒤 죽고 알에서 부화한 새끼는 겨울에 민물의 추위(섭씨 2∼3도)를 피해 바다(섭씨 10도 전후)에서 살다 다시 봄이 되면 강 상류에서 성장하는 삶을 되풀이한다"며 "은어가 가을철에 산란을 위해 하류로 가는 것은 맞지만, 꼬리를 물고 일렬로 줄지어 헤엄쳤다면 희귀한 장면"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어류가 지진 때문에 떼 지어 피난 가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태화강에 어자원이 풍부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렬헤엄 자체가 매우 드문 장면이라 연구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주와 접한 울산에서는 지난달 30일 안주택씨가 태화강 십리대밭교 위에서 숭어떼가 일렬로 줄지어 헤엄쳐 하류로 내려가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최근 공개됐습니다.

안씨는 "하도 기이한 장면이라 경주 지진의 전조가 아니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동영상 속 숭어떼의 행렬은 2∼3㎞ 정도였고 안씨는 이튿날인 31일에도 이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근 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지진 전조라는 것은 정확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면 오히려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지진과의 연계를 경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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