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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1승11패’ NC부터 이기고 ‘가을’을 얘기하라
입력 2016-09-24 06:56  | 수정 2016-09-24 09:56
경남 라이벌인 NC와 롯데라는 표현은 이제 격이 맞지 않다. 1승11패와 11승1패인 사이의 실력차는 너무 커보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아직 가을야구를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았다. 133경기를 치러 11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61승72패.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면 정확히 5할 승률이다. 기적 같은 5강행 가능성은 분명 남아있다. 물론 4위와 5위인 LG와 KIA의 운영에 달려있기는 하다. 그래도 아직 포기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물론 전승을 하려면 몇 가지 전제를 충족시켜야 한다. 특히 올해 롯데한테는 11승1패로 저승사자와 같은 NC다이노스와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있다. NC만 만나면 난쟁이가 되는 롯데가 NC공포증을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부산과 창원(마산)을 홈으로 쓰는 롯데와 NC는 지역 라이벌로 묶였다. 물론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격이 맞지 않아 보인다. 상대전적이 1승11패 또는 11승1패가 라이벌인 경우는 없다. 라이벌이라면 피 튀기는 경쟁이 있어야 하는데, 롯데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 NC입장에서 라이벌로 묶이는 게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사실 2013년 1군에 데뷔한 NC를 가장 무시했던 팀이 롯데다. 2011년 NC의 창단으로 자신들의 제2홈구장인 마산을 NC에 내주게 되면서 시장 침범을 당했다는 이유가 가장 컸지만, 격이 안 맞는다는 이유도 컸다. 막 창단한 팀의 실력이 어떻게 2008년부터 가을야구 단골손님이 된 자신들과 같겠냐는 불편한 기색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역력했다.
그러나 두 팀의 위치는 역전돼버렸다. NC는 신생팀답지 않게 참신한 마케팅으로 마산에 녹아 들어갔다. 스토브리그를 통해서 전력보강도 착실히 해 나갔다. 현장과 프런트간의 긴밀한 공조로 헛돈을 쓰지 않고, KBO리그의 탄탄한 강팀으로 성장했다. 반면 롯데는 암흑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2년 전 CCTV 사찰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고, 수십억을 들여 FA를 영입했지만, 그 선수들은 대타로 전락했거나, 2군에 있거나, 불안정한 피칭으로 경기 후반을 망치고 있다. 이러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는 사직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길도 줄어들고 있다.
24일 롯데는 마산구장에서 NC와의 시즌 팀간 13차전을 치른다. 선발은 조시 린드블럼. 올 시즌 부침이 심했던 린드블럼은 9월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36을 거두며 부활에 성공했다. 이젠 린드블럼의 어깨에는 NC포비아 극복이라는 책임감까지 얹어졌다. NC를 이기지 못하고는 가을을 얘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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