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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타자’ 소리에 기분 업…박해민, 장타도 펑펑
입력 2016-09-24 06:01 
박해민은 올해 장타가 부쩍 많아졌다. 23일 두산 베어스전에도 3회말 선제 홈런(시즌 4호)을 기록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최근 중견수 박해민의 ‘수비를 칭찬하는 경우가 늘었다. 발언 배경을 떠나 명확한 사실 전달이다. 박해민은 빠른 발과 정확한 판단으로 안정되면서 넓은 수비 반경을 자랑한다. KBO리그 중견수 중 톱클래스다.
지난 23일에도 호수비를 펼쳤다. 두산과 시소게임을 벌이던 7회초 박세혁의 좌중간 큰 타구를 점프해 캐치했다. 머리 위로 날아가는 공을 정확하게 잡아냈다. 돋보이는 센스였다.
라이온즈파크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류중일 감독도 박해민의 수비 범위에 감타사가 나왔다”라고 했다. 이 결정적인 수비로 흐름을 뺏기지 않은 삼성은 7회말 백상원의 2루타와 이지영의 적시타로 추가 점수를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4연패 탈출.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박해민의 호수비는 이승엽의 홈런, 최형우의 타점, 구자욱의 안타와 더불어 올해 삼성 경기의 즐거움이다.
그런데 박해민은 수비 외에도 뛰어난 능력이 많다. 도루? 맞긴 하다. 삼성 소속 처음으로 2년 연속 50도루를 달성한 박해민은 KBO리그 내 1인자다. 시즌 초반 베이스를 훔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느새 2년 연속 도루왕 등극이 유력하다(2위 롯데 손아섭은 40개).
수비, 도루 외 또 하나 있다. 타격이다. 그는 올해 데뷔 첫 3할 타율(23일 현재 0.303)에 도전하고 있다. 공·수·주를 두루 갖췄다. 그런데 좀 더 명확하게 꼬집는다면 ‘장타다.
박해민은 올해 장타 비율이 높아졌다. 163안타 중 장타가 41개(25.2%). 지난해와 비교해 안타는 9개 많은데 장타는 12개가 많다. 2루타(22→25), 3루타(7→12), 홈런(0→4) 등 모든 게 증가했다. 지난 21일 대구 롯데전에는 KBO리그 최초로 1경기 3루타 3개의 진기록을 세웠다.

박해민은 23일 대구 두산전에도 3회말 선제 홈런을 날렸다. 삼성이 주도권을 잡아가는 귀한 한방이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264경기에서 홈런 1개에 그쳤던 그가 올해만 4개를 때렸다. 장타율은 0.416으로 1년 전(0.362)보다 5푼 이상 올랐다.
시범경기(22안타 중 2루타 6개, 3루타 1개, 홈런 2개)부터 향상된 장타력을 과시하더니 정규시즌 들어서도 입증하고 있다. 박해민은 라이온즈파크 개장 1호 홈런(KBO리그 기준은 양의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규시즌이 아니라 시범경기지만. 엄연히 기록으로 남아있다.
박해민은 홈런을 비롯한 장타의 증가에 대해 구장이 작은 효과를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치다 보니 하나둘씩 나온다고 했다. 타이밍도 좋았다고. 그만큼 박해민의 타격이 나아졌다는 방증이다. 박해민은 스프링캠프에서 타이밍에 맞춰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날리는데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언제나 밝은 박해민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그런 그를 즐겁게 만드는 홈런이다. 의식하는 건 아니나 짜릿한 손맛은 묘하다. 지난 6일 대구 kt전에서 73일 만에 3호 홈런을 날린 그는 한동안 ‘홈런타자로 불렸다. 홈런타자로 불러주면 기분이 더 좋다”던 박해민이다. 팀원은 그의 기분을 ‘업 시켜줬다.
얼마 전 구자욱이 박해민에게 질문을 했다. 매년 기록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20홈런과 200안타 중 무엇을 고르겠어?”라고. 박해민은 후자를 택했다. 출루하는 게 우선적 목표인 그에게 200안타는 도전해보고 싶은 기록이다. 박해민은 23일 현재 163안타로 이 부문 12위다(1위는 최형우의 179개).
질문자 구자욱은 홈런에 좀 더 무게를 뒀다. 다만 20홈런은 아니고 30홈런이라는 전제 아래. 그러면서 구자욱이 (그럼)형도 30홈런이지?”라고 되묻자, 박해민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나 홈런 30개 치면, 30(홈런)-30(도루)인데.”
장타에 서서히 눈 떠가는 박해민에게 농담처럼 주고받은 ‘그 날 같은 날이 언젠가는 찾아올까. 박해민의 장타, 그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흥밋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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