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1세 아이 실종, 수배 전단 배포…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홈스쿨링'
입력 2016-09-23 16:27 
수배 전단 배포/사진=연합뉴스
11세 아이 실종, 수배 전단 배포…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홈스쿨링'


모녀 변사와 초등학생 실종 사건이 한 가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학생처럼 홈스쿨링 등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찰이 찾고 있는 대구 모 초등학교 4학년 류정민(11) 군은 2013년 3월 입학식 날 어머니 조모(52·사망)씨와 처음 학교에 모습을 보이고는 올해 1학기까지 학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조씨가 입학식 날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며 홈스쿨링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 뒤 류군이 계속 학교에 나오지 않자 학교 측은 그해 6월부터 류군을 정원외 학생으로 관리했고 수차례 등교하도록 설득했으나 조씨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3년 동안 학교에 다니지 않은 류군은 지난 1월 아동학대 의심 학생으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조사한 결과 학대나 방임 흔적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조씨는 지난 2일 류군을 재취학시킬 때까지 홈스쿨링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학업을 중단한 초·중·고 학생은 지난해 기준으로 1천750여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질병, 해외유학 등 사유를 제외하고 류군처럼 홈스쿨링, 미인가 대안학교 등교 등을 이유로 학교에 가지 않는 학생은 모두 1천110여명이고 이 중 초·중학생은 180여명입니다.

초·중학교 과정이 의무교육이지만 홈스쿨링이나 미인가 대안학교 등교가 위법은 아닙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제도권 교육이 안 맞거나 하면 학교에 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다만 이때 자녀 동의가 필요하고 아이에게 교육적 부족함이나 방임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류군 경우에는 학력이수인정평가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학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학교에 나온 며칠 동안은 감기, 피부 질환에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학생 가정환경이나 세세한 사정을 교육 당국이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류군에게 취학을 독려하기 위해 집을 찾아갔을 때 방문을 거절당하거나 어머니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학교 측은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학업중단 학생을 지역사회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류군은 교육 사각지대에 놓였다기보다는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본다"며 "문제가 발생해 신고가 있기 전 주민센터 등에서도 주민 안전을 꾸준히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류군은 지난 15일 오후 수성구 아파트 CCTV에 어머니와 함께 마지막으로 모습이 찍힌 뒤 행방이 묘연해졌고 어머니와 누나(26)는 지난 20일과 21일 숨진 채로 각각 발견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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