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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바지 존재감 만들어가는 ‘1라운더’ 남태혁
입력 2016-09-23 12:56 
9월 중순 1군 첫 경기를 치른 남태혁은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지난해 2차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에 거구의 남태혁을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해 뽑았을 때, kt 위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향후 몇 년 간은 이런 선수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투수 대신 해외 유턴파인 타자 남태혁을 지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그를 직접 본 코칭스태프는 1군 선수가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3월 시범경기서 몇 차례 지켜본 뒤 1군 전력 외로 분류했다. 2차 1라운드 지명자였지만 남태혁은 그 후 2군에서만 머물렀다.
9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고도 그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퓨처스리그 50경기 타율 0.246 6홈런 33타점, 평범한 성적에 평가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이때만 해도 올 시즌은 콜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그러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시즌 막바지 들어 올라온 듯 했던 타격감이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었다. 이미 확대 엔트리가 시행된 후인 9월 2일, 3일 이틀 연속으로 홈런을 때려내는 등 자신의 것을 보여줬다. 그 시기에 기존 엔트리에 포함돼 있던 문상철이 부상으로 이탈하게 됐고, 남태혁은 7일 정규시즌 처음으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출전 기회를 잡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9일에는 대수비로 나섰고, 10일에는 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급기야 20일 수원 NC전서는 데뷔 첫 4번타자 중책을 맡기도 했다. 아직 커다랗게 이룬 것은 없지만 1군에 무난하게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일단 성공적인 첫 발인 셈이다.
남태혁은 콜업이 안 될 때 힘든 것보다는 (그 상황을) 받아들였다. 심하게 못하던 중이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심적으로 조금 침울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시즌 끝자락에나마 1군 경기에 나서고 있는 건 다행이다. 그는 또 시범경기 때는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성적은 더 안 나오고 심적으로도 쫓기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어쨌든 시즌이 끝나가니 마음이 편해지더라. 그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퓨처스리그 마지막 경기서 좋았던 감이 1군에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을 받아왔는데 되레 1군서 정확도가 높아진 타격을 하고 있다. ‘힘 빼기에 대해서는 현재 과제이자, 앞으로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항상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남태혁은 마지막 5경기 정도 감이 정말 좋았다. 힘이 좀 빠지는 느낌도 들고, 그러다 보니 그 안에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감을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유지하는 건 과제다. 남태혁은 감 좋을 때 올라와서 유지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계속 유지해야 될지 고민이다”고도 털어놨다.
이제 kt는 시즌 1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1패만 해도 2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된다. 어두운 현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남태혁은 선수들이 다들 잘해야 시너지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다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빈자리도 안 느껴지고 팀이 강해지는 거니까. 남은 경기 동안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생각으로 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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