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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아닌 두산, 이젠 ‘KS 방어전’만 남았다
입력 2016-09-23 07:24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kt위즈와 두산베어스 경기에서 두산이 9-2로 승리하면서 21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잠실구장 하늘위로 축포가 터지는 가운데 두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우승 후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긴장하고 시작했다.”
22일 잠실 kt전을 승리하며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기쁨과 함께 긴 레이스를 마친 홀가분함을 밝혔다. 하지만 이 말에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다짐도 묻어 있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은 이제 구단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앞서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다음해 성적이 좋지 못했다. 프로 원년인 1982년 초대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뒤 다음해 6개 구단 중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뒀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를 통합 우승한 1995년 다음해인 1996년에는 8위로 꼴찌로 시즌을 마쳤다.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002년에는 5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후 다음해는 2연패는커녕 포스트시즌 진출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분명 다르다. 전년도 우승자이지만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아 자존심이 상했던 두산은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김태형 감독이 우승팀의 목표는 단 하나다. 2연패다”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면서 2연패의 꿈이 무르익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실이 됐다.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투타 밸런스로 레이스를 이어가며 역대 최강팀 반열에 올랐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김 감독은 7월 중순부터 8월까지는 힘들었다. 불펜이 좋지 않았는데, 정재훈과 이현승이 부상으로 이탈해 눈앞이 깜깜했다”며 하지만 선수들끼지 잘 뭉치며 풀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구체적인 한국시리즈 구상은 시작하지 않은 단계다. 김태형 감독은 남은 경기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마무리 잘 하겠다”며 불펜은 홍상삼, 이용찬 등 예비역과 이현승이 있고, 정재훈도 한국시리즈에서 공을 던질 만큼 몸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청에서 전역한 뒤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홍상삼에 이어, 상무에서 전역한 이용찬도 이날 1이닝 무실점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쳐 기대를 높이고 있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주장 김재호는 4강팀에서 이제 우승팀이 됐다”며 투수파트는 문제없다. 야수 파트는 실책을 줄이는 데 신경쓰면 될 것 같다. 준비 잘해서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희관은 투타 모두 완벽한 시즌인 것 같다. 남은 기간 부상을 조심해서 꼭 2연패를 한 뒤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사상 첫 한국시리즈 방어전에 임하는 두산의 자세는 자신감과 함께 비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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