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한항공, 한진해운 美사옥·사원아파트 담보로 자금지원
입력 2016-09-22 17:08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왼쪽 첫번째)이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한진해운 관련 합동대책 9차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미국 애틀란타 사옥과 서울·부산 사원 아파트 등을 추가로 담보로 잡고, 한진해운 사태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매출채권 외에 추가 담보를 확보해 산업은행이 함께 지원에 나서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이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에 600억원을 대여하기로 한 데 이어 산업은행은 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이 받게 될 운임(매출채권)을 선순위 담보로, 대한항공은 매출채권의 후순위 담보와 국내외 한진해운 보유부동산을 담보로 각각 대출과 대여에 나선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에 대한 선순위 담보취득을 전제로 이달 중 500억원을 대출해주기로 잠정 가닥을 잡고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대출승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이번 지원이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재출연금, 대한항공 대출금 등을 소진하고 부족할 경우에 한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보유한 서울·부산 소재 사원숙소에 대한 후순위 담보대출로 150억원을, 미국 애틀랜타 사옥 선순위 담보대출을 통해 각각 1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나머지 350억원은 한진해운 매출채권 후순위 담보취득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이 하역 이후 받게 될 예상 운임을 담보로 자금 지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은 물류대란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 차원에서 후순위 담보를 취득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와 산업은행은 22일 이같은 방식의 담보대출·대여를 진행하기로 의견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운 산업은행이 대출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한진 측이 제시한 한진해운 국내외 사원아파트 담보 때문이다. 매출채권의 담보가치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매출채권만으로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담보를 공유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한진 측이 한진해운 보유 국내외 부동산 담보 카드까지 꺼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하루하루가 급박하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뒤늦게 해외 부동산과 사원아파트 담보 카드를 꺼낸 한진 측에 실망감이 역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랑화물에 대한 하역 문제를 매듭짓는 게 국가적인 대외 신인도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이같은 자금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내부 대출승인 절차를 거쳐서 늦어도 내주초까지는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대출 금리나 대출 구조는 협의중”이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다만 추가적인 육상운송 등에 필요한 자금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정환 기자 / 정석우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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