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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레이더 미국] 美 금융·헬스케어업종 회사채 유망
입력 2016-09-21 17:22 
다우존스 나스닥 등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나들고, 미국 경제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연준이 정책방향을 결정하고 단기금리를 연내 인상하기 위한 명분은 어느 정도 갖췄다. 하지만 향후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해서 끌고 나가지는 못할 것이고, 장기간 낮게 유지된 미국 금리 시나리오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 연준은 고용통계와 더불어 인플레이션을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여기고 있는데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다. 고용여건은 개선됐지만 전반적인 소비자물가는 이에 상응할 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미국 주요 도시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기업들은 이런 임금 인상을 우회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맥도널드 등 일부 패스트푸드 음식점은 주문 접수 카운터 근로자를 태블릿 컴퓨터로 교체하는 계획을 이미 발표하기도 했다.
또 기술과 인구구조적 요인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다. 전체 기술 영역에 걸쳐 개선이 이뤄지면서 소비자들은 같은 가격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향유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수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게 되면서 지출을 줄일 것인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 방정식에서 더 이상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미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상하면 단기금리 시장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미국 경제와 시장은 금리 인상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견고한 상태다. 특히 노동시장 중에서 소규모 기업의 고용 개선이 뚜렷하다. 지난 7월 소비자지출은 0.4% 늘어났고 2분기 주택가격은 1.2% 상승했다. 이들 지표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는 안정적인 미국 경제성장을 감안해 회사채 시장에 대한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전략을 다소 조정해 경기확장 국면 방향으로 좀 더 이동했다. 예를 들어 경기민감 업종의 비중을 일부 줄였다.
투자등급 채권 영역에서는 금융과 헬스케어 업종을 선호한다. 비록 미국 은행들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 환경에서 순이자마진이 낮아지면서 고전하고 있지만, 지난 7년간 자본비율을 크게 개선시켰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규제당국은 은행의 재무제표에서 부채비율을 낮게 유지하도록 요구해왔다.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은행 주식투자자들에게는 불리하지만 채권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몇 년 전에 비해 안전성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기업 채권도 고령화의 수혜주로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하이일드 채권 부문에서는 현금 창출력이 좋은 통신·헬스케어 업종 등이 유망하다. 안정적이면서 경기민감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하이일드 채권 가격이 약 20% 상승했는데, 이에 따라 최근 위험자산 일부를 매도해 기관 모기지담보증권 등 다른 부문에 투자했다. 기관 모기지담보증권은 위험이 낮고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다.
위험 관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만 장기적으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위험 회피 심리는 인간의 본성이다. 특히 금리 등 헷갈리는 정보가 넘쳐날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우리 임무는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로저 베이스턴 프랭클린템플턴 선임부사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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