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용 대사면', 실효성 있나?
입력 2008-01-08 04:05  | 수정 2008-01-08 08:36
이른바 '신용 대사면' 정책의 실효성을 놓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선심성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천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수위는 공적자금 10조원을 투입해 사실상 신용불량자 720만명의 대출원금과 이자를 모두 탕감해주겠다고 발표합니다.

인터뷰 : 장수만 / 경제1분과 전문위원
- "신불자 대상자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금리가 부담되지만 잘 상환하는 사람도 있고, 심한 사람은 원리금을 상환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고를 받아가며 정도껏 조치를 적절히 취해나갈 생각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도덕적 해이와 포퓰리즘 논란이 제기되자 인수위는 다음날 한발 물러섭니다.

인터뷰 : 강만수/인수위 경제1분과
- "도덕적 해이 우려가 있는데 원칙적으로 원금을 탕감하는 방안은 생각한 바 없다."

결국 인수위가 내놓은 대책은 고금리 사채를 저축은행 등 낮은 금리대출로 바꾸는 환승론과 이자감면의 병행 조치입니다.

이 가운데 신용등급 9~10등급에 대한 이자감면책은 캠코의 배드뱅크인 '희망모아'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에 설립된 '희망모아'는 13조 6천억원의 부실채권을 6천억원에 매입한 뒤, 8천억원에 되팔아 오히려 차익을 남겼습니다.

신용회복에 금융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 김승수 / 캠코 희망모아관리부 부장
- "여러 금융기관에서 갖고 있는 채권을 한데 모아 공동추심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업체나 사채 이용자까지 구제하겠다는 방침은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은행과 달리 대부업체들은 굳이 부실채권을 헐값에 캠코에 넘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대부업체 관계자
- "되려 현재 (채무상환을) 잘 진행하고 있는 채무자들에게, 저신용자이면서도 여러가지 본인들이 살기 위해 강구책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대부분 모든 금융기관에 다중채무를 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수천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정부가 당장 사채를 대신 갚아준다고 해도 '빚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불과 하루만에 말이 바뀌는 신용사면 정책. 세금을 낭비하는 선심성 공약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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