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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나이로 하나요?…도르트문트 유치원생의 패기
입력 2016-09-15 17:14 
크리스티안 풀리시치는 17세의 나이로 미국 국가대표팀 데뷔전까지 치렀다.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임에는 틀림없다. 사진=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보루시아도르트문트 토마스 투헬 감독은 15일 유럽클럽대항전 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깜짝 놀랄만한 결정 하나를 내렸다.
중견 카가와 신지(27), 곤살로 카스트로(29)를 벤치로 내리고 17세 크리스티안 풀리시치를 4-1-4-1 전술의 우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풀리시치는 18세 생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라는 특별한 생일 선물을 받았다.
투헬 감독이 적어낸 레기아 바르샤바전 선발 명단에는 십대 선수가 한 명 더 있었다. 프랑스 신예 오스만 뎀벨레(19)가 주인공. 뎀벨레는 풀리시치 반대편에 위치했다. 양 날개가 십대로 채워진 셈이다.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무대에 십대를 둘씩이나 기용한 결정은 ‘모험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도르트문트의 모험수는 제대로 통했다. 둘은 데뷔전 같지 않은 데뷔전을 치렀다. 풀리시치는 카스트로의 5번째 골을 직접 돕기도 했다. 팀은 6-0 압승했다.
풀리시치 뎀벨레 외에도 이날 명단에는 젊은 선수가 즐비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라파엘 게레이로(22) 수비형 미드필더 율리안 바이글(21)은 이십대 초반, 후반 조커로 투입된 엠레 모르(19)는 아직 약관에 이르지도 않았다.
출전 14명의 평균 연령은 약 24.14세에 불과했다. 상대팀 레기아(27.64세)보다 3.5살 어렸다. 1라운드에서 4골차 이상 대승한 바르셀로나(26.31세) 바이에른뮌헨(26.5세) 맨체스터시티(27.07세)보다 두 살 이상 낮았다. 30대 이상은 루카스 피스첵(31) 한 명 뿐이었다.
○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레기아전 출전 명단
로만 부르키(26) - 마르셀 슈멜처(28) 마르크 바르트라(25)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포울로스(28) 루카스 피스첵(31) - 율리안 바이글(21) - 오스만 뎀벨레(19) 라파엘 게레이로(22) 마리오 괴체(24) 크리스티안 풀리시치(17) -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27)
Sub: 엠레 모르(19) 마티아스 긴터(22) 곤살로 카스트로(29)
반강제적인 세대교체의 역효과도 나타난다.
지난해부터 유럽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은 오스만 뎀벨레. 도르트문트를 택했다. 사진=AFPBBNews=News1

도르트문트는 지난여름 팀을 이탈한 마츠 훔멜스(바이에른뮌헨) 야쿱 브와쉬치코프스키(볼프스부르크)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시티) 헨리크 므키타리안(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의 공백에 따라 전체적인 경험치가 낮아졌다. 꼭 잡아야 할 승격팀 RB라이프치히와 분데스리가 2라운드에서 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바 십대들은 기세를 타면 무지막지한 파괴력을 뽐낸다. 이들은 마르코 로이스, 안드레 쉬를레가 돌아오면 벤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지만, 얼마간의 기회가 주어지든 번뜩이는 플레이로 도르트문트의 화력에 힘을 보탤 것이다.
같은 F조에 속한 디펜딩 챔피언 레알마드리드도 ‘도르트문트 유치원생들의 패기를 경계해야 할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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