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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W)’ 종영②] ‘W’, 송재정 작가의 도전 빛났던 ‘문제작’
입력 2016-09-15 14:04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는 정대윤 PD와 송재정 작가의 도전이 빛났던 ‘문제작이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의 마지막 회에서는 강철(이종석 분)과 오연주(한효주 분)가 웹툰 세계에서 빠져나와 현실에서 해피엔딩을 이루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강철은 한철호(박원상 분)를 만났고, 한철호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다며 강철에 총을 쐈다. 가까스로 죽을 위기를 넘긴 강철은 오연주가 보는 앞에서 눈을 감았고, 오연주는 강철에게 다가가기도 전 현실세계로 나오게 됐다. 아버지 오성무(김의성 분)도, 강철도 아무도 그의 곁에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강철은 살아있었고, 웹툰 속 세상에서 형기를 다 마치고 현실세계로 와 오연주를 만났다. 오성무가 웹툰으로 한철호를 죽게 하고 자신이 소멸되는 길을 택한 것. 오연주의 아버지 오성무의 희생으로 강철과 오연주는 현실세계에서 해피엔딩을 맞았따.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웹툰과 현실 세계를 오가는 드라마다. 시공간을 초월하고, 추리력을 발휘하면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는 다른 스릴러와는 다르게, ‘W는 ‘설정값이나 ‘소멸 등 드라마에만 해당하는 용어들과 개념들이 존재해 확실히 어려운 드라마에 속했다. 그렇기 ??문에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없다는 단점이 생기고 시청률 면에서도 폭발적 반응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W는 예상과 달리, 어려운 전개에도 꾸준히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등 저력을 발휘했다. 드라마가 지닌 신선함에 매료된 마니아층도 만들어졌다. 웹툰과 현실을 오간다는 허무맹랑한 설정을 기가 막힌 영상과 CG로 구현해낸 ‘W의 충격적 신선함은 다른 단점들을 압도할 만한 힘이 있었다.

‘나인에서 시공간 초월을 소재로 삼았던 송재정 작가는 이번엔 한층 더 나아가 아예 세계를 하나 더 창조했다. 스릴러라는 틀에 새로운 세계를 녹여낸 것은 송 작가 스스로에게도 도전이었을 터. 그는 흡인력을 잃지 않기 위해 과감하고 빠른 전개를 고수했고, 두 세계를 오가는 주인공들에 당위성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려운 장치들을 만들어냈다.



복잡하고 어딘지 거칠기까지 한 이 드라마는 확실히 한국 정서의 드라마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장년층의 시청자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너무 복잡한 스토리에 애청자들도 끊임없이 ‘해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송 작가 또한 ‘작가 혼자 이해하는 드라마라는 말이 마음을 뜨끔하게 만들었다”고 말할 만큼 이를 잘 알았다.

반전과 반전이 거듭하는 스토리를 16부작이란 시간 안에 ‘욱여넣어야 하는 송재정 작가에게 ‘거친 전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드라마가 시즌제였거나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지금 시청자들이 아쉬워하는 부분들을 충분히 설명하고 끝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말 새로운 소재이기 때문에 송 작가도 낯설어한 것일 수도 있다. 시청자들의 단단한 이해를 끌어오지 못했다는 건 ‘W의 뼈아픈 실책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초반 4회까지는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신선하고 놀라웠다는 반응이지만, 끝으로 갈수록 반응이 식어갔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스토리를 머릿속에서 다져가야 하는 시간 없이 드라마가 이미 저만치 뛰어가고 있는 것을 보는 허망함도 엿보였다.

그럼에도 ‘W는 송재정 작가의 도전만큼은 크게 빛났던 드라마였다. 확실히 한국 드라마 사상 처음 보는 ‘문제작이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강철이 자신이 웹툰 주인공이라는 걸 알게 된 경찰서 장면은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또 하나의 명장면이 됐다. 2% 부족했던 만족감이지만, 과감하게 이런 드라마에 도전했던 송재정 작가의 ‘다음 도전이 벌써 기대되는 바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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