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동부증권 '뜨끔'…불완전 회사채 판매 '논란'
입력 2016-09-12 18:14  | 수정 2016-09-13 09:51


동부증권이 자본잠식에 빠진 한진해운 회사채 1억여 원어치를 올해 초 40대 주부에게 위험성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1000억원 이상 보유한 한진해운 공모 회사채 가운데 처음으로 불완전판매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입니다. 액면가 1만원짜리 한진해운 회사채가 법정관리 후 현재 1500원 안팎까지 급락해 불완전판매를 둘러싼 분쟁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모씨는 동부증권 A지점 프라이빗뱅커(PB)인 이 모 대리 권유에 따라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9월 27일 만기인 한진해운 71-2 회사채 1억934만원어치를 장내매수했습니다.

당시 한진해운 채권은 김씨의 투자성향에 맞지 않은 고위험 상품이었습니다. 상품 가입 당시 김씨가 기재한 투자자정보 확인서에 따르면 김씨는 주식형과 채권형에 적절하게 배분해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위험중립형' 투자성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대리는 동일한 유형의 상품에 과거 투자했던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채권 신용등급과 손실위험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또 사전에 김씨에게 투자설명서 등 설명자료도 교부하지 않았습니다. 또 당시 김씨에게서 수수료로만 84만3750원을 받아 '수수료 폭리 논란'도 제기됩니다.

해당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김씨가 어느 정도 한진해운 채권의 위험성을 알고 있으리라 판단해 생략했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근거로 동부증권은 발생한 손실에 대해 30%까지 배상할 의향이 있다고 김씨에게 전달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재무 사정이 과거보다 훨씬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에 한진해운 채권에 투자해본 투자자라 하더라도 증권사는 최근 한진해운 사정과 위험요인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수료를 판매 직원이 일방적으로 부풀려 받았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해당 판매직원이 계속 판매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도 이상하다는 반응입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상적인 경우에는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 같은 한진해운 회사채 불완전판매 이슈는 당분간 계속 불거질 전망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천억 원 규모 한진해운 공모사채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71-2 채권의 규모는 약 1900억원에 달합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금감원도 지난 5일 금감원 내에서 한진해운 회사채 불완전판매 문제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김씨 사례를 비롯해 총 4건의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손실이 확정돼야 증권사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며 "아직 기업회생 승인이 나지 않아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결론이 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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