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한국에 들어온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외교관이 탈북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평양 당국의 ‘실적 압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현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외교관 여권을 소지한 이 북한 무역 영사(1등 서기관)가 가족과 함께 탈북을 결심하게 된 주된 이유는 ‘실적 부진이었다”고 보도했다. RFA는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했기 때문에 해당 외교관이 무역활동을 통한 외화벌이 활동을 진행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여왔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평양 당국에서 대규모 행사나 건설사업을 벌이기 위해 본국 송금 할당액을 급격히 늘려 곤란을 겪은 것이 직접적인 탈북 계기가 됐다고 RFA는 밝혔다.
이 매체는 해당 외교관이 블라디보스톡 소재 북한 외화벌이 회사 대표로 재직하다가 북측 자금 수십만 달러를 챙겨 가족과 함께 지난 7월말 탈북해 동남아시아 제3국을 거쳐 국내로 입국했다고 전했다. 현재 정부는 해당 외교관 가족의 탈북·국내 입국과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해외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과 무역 관계자들은 올해 핵·미사일 도발 이후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외화벌이는 물론 국내 송금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불법적인 상행위와 밀수 등에 나섰다가 주재국 당국에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음성적으로 마련한 외화(벌크 캐시)를 인편으로 본국에 보내려다가 해외 공항에서 압수·억류당하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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