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심코 먹는 멀미약이 급성 녹내장의 원인?
입력 2016-09-07 14:57 

다음주 추석연휴를 맞아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흔히 멀미약을 복용하곤 하는데, 사람에 따라 멀미약이 급성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녹내장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자극을 받아들여 뇌로 전달하는 신경조직(시신경)에 손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안압(안구의 압력)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류장애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한다. 녹내장 중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안구후방 압력이 갑자기 상승해 홍채가 각막 쪽으로 이동하면서 전방각이 막혀 발생한다. 전방각은 각막 후면과 홍채 전면이 이루는 각을 말하며 방수(홍채 뒤쪽의 모양체라는 조직에서 매일 조금씩 생성되며, 생성된 양만큼 순환을 통해 눈 외부로 배출)가 배출되는 통로역할을 한다. 전방각이 막히게 되면 방수 배출이 되지 않아 안압이 갑작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멀미약은 스코폴라민이라는 항콜린성 약품이나 염산메클리진, 디멘히드리네이트 등의 항히스타민 제제를 주 성분으로 하는데 멀미약을 복용하거나 피부에 부착시키는 경우 이들 성분들이 전신으로 흡수되면서 전방각이 좁은 환자에게 급성 폐쇄각 녹내장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박가희 교수는 항히스타민제제를 포함하고 있는 종합감기약이나 항우울제 등 자율신경계에 작용하는 약품, 식욕억제제 등의 약품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품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발생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이러한 약품을 복용하기 전에 안과를 찾아 현미경 검사와 전방각 측정 검사를 통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발생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게 좋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레이저를 이용해 홍채에 구멍을 내어주는 레이저홍채절개술을 시행함으로써,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유발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치료를 받아야 각막과 홍채, 시신경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에는 시신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박가희 교수는 안압상승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충혈 및 약간의 시력장애, 두통 등의 증상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멀미약, 종합감기약, 항우울제 등의 약품들을 복용하는 경우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오남용 하지 말아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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