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야간콜버스 타보니 “승차거부 없으니 편하네”
입력 2016-09-07 14:54 
강남역 콜버스 정류장

시민들이 귀가길을 서두르고 있던 지난달 30일 저녁 11시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한 상점 앞 ‘콜버스 정류장에는 까만색 미니버스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밤늦은 시각 택시정거장에서 아저씨 000 가요?”라며 목이 터지게 외치지만 걸핏하면 안간다”는 싸늘한 퇴짜에 지쳐버린 서울시민들에게서 콜버스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지하철 막차 시간이 한참 남은 밤 11시부터 시민들은 콜버스에 몸을 싣고 있었다.
콜버스가 이용객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승차거부가 없다는 점이다. 처음 콜버스를 이용해봤다는 윤모(27·여)씨는 택시를 기다리다 우연히 전단지를 받고 타봤다”며 집이 여기에서 가까운 송파구라 평소 택시들의 승차거부 때문에 곤란한적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콜버스를 타길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시행 초기라 홍보가 덜 된 측면도 있지만, 12인용 좌석의 버스에는 평균 4~5명의 시민들이 탑승해 있었다.
강남역에서 왕십리까지 콜버스 서비스를 이용한 김슬기(24·여)씨는 주변에 택시가 많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저렴한 가격 때문에 탑승했다”며 5~10분 더 걸려도 가격이 싸니 탈 만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업체가 홍보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첫 탑승은 무료라는 말을 현장에서 접하고 주저 없이 콜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강남역에서 압구정까지 콜버스를 이용해보니 이용요금 3500원이 결제됐다. 같은 구간을 택시로 이동해보니 5500원이 나왔다. 할증 시간이었다면 6600원으로 택시에 비해 거의 절반에 불과한 요금이다. 하지만 택시는 합승한 승객들이 요금을 나눠 내지만 콜버스는 동행인이 많아도 미리 정해진 금액을 내야하며 할인혜택은 없다.
콜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카카오택시 등 콜택시 서비스와 유사하다. 다만 여러 사람이 합승을 한다는 것이 콜택시와 다른 점이다. 탑승 전 스마트폰 전용 앱에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지정하면 버스가 호출된다. 그리고는 가는 길에 목적지가 비슷한 다른 승객들을 함께 탑승시켜 운행하는 것이다. 현재 시범적으로 운행되고 있는 콜버스는 강남구 일대에서만 탑승 가능하다. 목적지도 강남·서초·동작·관악·송파·강동·광진·성동·용산구 등 9개 지역만 가능하다.
일반 택시들과의 마찰을 고려해 저녁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만 운행한다. 콜버스 기사 최영한씨는 평일에는 하루 평균 15명의 승객을 태운다. 주말에는 20~30명까지 늘어나기도 한다”며 20대 여성 이용객이 많다”고 귀띔했다.
결제는 스마트폰에 미리 등록해둔 신용카드로 선불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서비스 초기인만큼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강남역을 거점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승차하기가 쉽지 않았다. 자정을 넘긴 시각 삼성역에서 출발해보기 위해 콜버스를 호출해봤으나 30여분이 지나도록 배차가 되지 않았다. 삼성역은 콜버스 애플리케이션상 출발 가능 지역으로 설정돼 있는 곳이다. 당시 삼성역 인근에 30여명의 시민들이 올빼미버스(심야전용·N버스)를 기다리거나 택시를 이용하고 있었던 것을 고려해보면, 아직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배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콜버스는 모두 17대다.
교통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배차시스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콜버스 운전기사 박모씨는 지난 금요일 강남역을 지나고 있었는데 현대백화점 앞으로 배차 신호가 떨어졌다. 금요일 밤에는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인데 회사측에서 막무가내로 가서 태워야 한다고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콜버스 서비스를 개발한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아직 차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버, 카카오택시 등과 마찬가지로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해 안에 서울 지역 전체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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