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상금 최대 30억…`란파라치` 학원 특수
입력 2016-09-07 13:32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이른바 ‘란파라치라고 불리는 신종 파파라치가 등장할 전망이다. 김영란법과 파파라치의 합성어인 ‘란파라치는 김영란법을 어기는 공직자 등의 모습을 몰래 찍어 포상금을 챙기는 사람을 뜻한다. 특히 김영란법 신고 포상금은 최대 2억원, 보상금은 최대 30억원에 달해 김영란법 특수를 노리는 란파라치 학원도 성행하고 있다.
◇ 포상금 2억원, 보상금 30억원…대박의 기회”
김영란법의 파수꾼 격인 ‘란파라치가 이달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 특수를 노리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자를 적발해 신고 포상금을 두둑이 챙기려는 것.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무원,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과 그 배우자 등이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이상을 받을 경우 뇌물로 간주해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목할 점은 포상제도다. 신고 대상에 따라 쓰파라치(쓰레기 무단 투기), 식파라치(식당·슈퍼마켓 등의 불법 행위), 학파라치(학원의 불법 운영), 관파라치(관광객 상대 불법 행위), 세파라치(탈세), 금파라치(불법 금융) 등 다양한 종류의 파파라치가 등장하고 있지만 김영란법의 신고 포상금은 최대 2억원에 달한다. 식파라치(최대 200만원), 관파라치(최대 300만원), 식파라치(최대 1000만원) 등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은 금액이다. 이 때문에 란파라치는 파파라치 업계의 ‘로또로 불린다. 여기에 신고로 공공기관의 직접적인 수입 회복·증대 또는 비용 절감을 가져온 경우 최대 30억원의 보상금도 추가로 지급된다.
◇ 많이 신고하는 게 애국자” 란파라치 육성 학원 인기
포상금 및 보상금이 높게 책정되다 보니 란파라치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학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억대에 달하는 포상금 시장이 열리면서 ‘로또를 맞으려는 파파라치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특히 3만원으로 제한된 식사대접과 관련,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오르내릴 수 있는 ‘잠재적 전과자들이 약 400만명에 달한다. 기존 포상금 시장들은 이미 전문 신고꾼들이 생길 정도로 레드 오션이 된 만큼, 김영란법은 새롭게 탄생한 블루오션인 셈이다.
실제로 ‘불법 현장을 포착할 경우 카메라를 얼굴 중심으로 잡고 성명과 직함을 반드시 녹음해야 한다, ‘공무원이 많은 세종시를 공략해야 한다, ‘그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등 김영란법 신고요령과 이론에 대해 특별강의를 진행하는 학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고에 필요한 카메라 구입 등 각종 장비 판매를 종용하는 사설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오는 28일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관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 고발문화 조성 우려…과장된 학원광고 지적도
‘란파라치가 크게 주목받자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거의 다른 파파라치처럼 신고 과정에서 야기되는 사생활 침해 문제나 란파란치 학원의 과장된 광고로 수강생들이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학원에서는 무료 특강을 미끼로 초소형 몰래카메라 등 다양한 장비를 팔아 돈벌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고발문화가 조성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신고 포상 제도가 김영란법 정착에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무분별한 신고는 자칫 불신사회와 감시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란파라치가 실제로 포상금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포상을 받기 위해서는 위반자의 식당 영수증을 확보하고 성명과 직책 등을 모두 적시해야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신고를 통한 규제보다는 내부자들의 인식 전환 또는 분위기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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