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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경기를 꼬아버리는 이상한 ‘총력전’
입력 2016-09-07 07:58 
지난 4일 고척 넥센전 5회말, 팀이 역전을 허용하자 김성근 감독이 이닝 종료 후 물병을 던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아무리 ‘총력전이라지만 한 경기로 인해 그보다 많은 경기를 시작부터 꼬이게 만든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화 이글스는 지난 7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파비오 카스티요-장민재-박정진-이태양-정우람 등 총 5명의 투수를 올렸다.
선발 자원이 3명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잘 돌던 이태양은 지난 3일 고척 넥센전서 세이브를 올린 데 이어 4일에는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바 있다. 장민재는 김성근 감독이 불과 며칠 전 선발로 고정한다”고 확언했다.
이날 한화는 초반 2이닝 동안 5점을 뽑아내며 앞섰다. 한화전에 특히 더 강했던 에릭 해커를 초반에 두들기면서 경기를 주도해갔다. 선발 카스티요의 공도 좋았기에 더욱 힘이 났다. 그러나 4회 2점을 내준 뒤 5회에도 다시 고비를 맞았다. 대타 모창민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으면서 기세가 꺾였다.
카스티요는 동점을 허용하고 2개의 아웃카운트를 힘겹게 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점수는 5-5 동점, 5회말 2사. 의외의 인물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장민재였다.
김 감독은 지난 8월 28일 경기를 앞두고 부상 재발을 막으려면 등판 간격이 일정한 선발로 뛰는 게 낫다. 선수도 선발을 원했다”며 장민재의 선발 고정에 대해 언급한 바 있었다. 부상 이후 돌아온 장민재를 관리해줄 것처럼 보였던 김 감독은 중요한 상황이 되자 ‘조급증을 떨치지 못했다. 장민재는 이날 ⅓이닝 동안 10개의 공을 던졌다.
장민재로 끝나지 않았다. 이태양은 5-6으로 지고 있던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이태양도 ⅓이닝만 던졌다. 투구수 6개. 지난 4일 경기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던 이태양은 직전 경기서 김 감독의 조급증에 마무리투수로 나섰다. 3일에는 팀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거뒀다. 정작 문제는 4일이었다. 두 번째 투수로 2⅔이닝 49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또 중간에 나서면서 선발 로테이션도 다시 한 번 어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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