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지난달 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매수(롱·Long)하고 한국 이마트를 공매도(숏·short)해서 한 달 새 20%의 고수익을 올렸다. 전 세계적으로 유통산업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데 착안한 투자였다.
비슷한 업종에서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사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종목을 공매도하는 '롱숏' 전략은 지금까지 증권사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었다. 개인은 공매도를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대차 물량을 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권사가 개인 공매도 상품을 내놓으면서 개미들도 롱숏 투자가 가능해졌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 7월 말 출시한 개인 공매도 상품인 'QV iSelect'에 한 달 새 25명이 가입했다. 이 상품의 개인당 최저 가입금액은 1000만원으로 총가입액은 3억원 규모다. 아직 가입자 수는 미미하지만 30·40대 직장인이 많은 서울 지역 PB영업점을 중심으로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공매도하는 소위 '네이키드 숏 셀링(naked short-selling)'은 금지돼 있다. 공매도를 하려면 먼저 주식을 가진 기관이나 개인에게서 빌려야 한다. 하지만 소량 주식을 빌려주는 곳이 없어 현실적으로 개미들에게 공매도는 그림의 떡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을 빌려줄 수 있는 주체가 한국증권금융 연기금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인데 대차거래는 '외국인들의 리그'이고 개인은 큰손이라도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QV iSelect는 상품에 가입한 개인이 공매도할 종목을 선택하면 NH투자증권이 대신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팔아주는 역할을 대행한다. 공매도 투자 대상은 한국·일본·홍콩·미국 4개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다. 평균 대차비용은 대형 종목 기준 해외는 연 1.25%, 국내 연 1.5% 수준이다. 공매도를 한 달만 하고 갚는다면 수수료는 0.1% 수준만 내면 되는 셈이다. 다만 국내 중소형주의 경우 연간 대차비용이 5% 안팎으로 높다. 이태윤 NH투자증권 대안상품개발부장은 "현재 별도의 상품 수수료는 받지 않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연 0.3~0.5% 정도 부과할 계획"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공매도 전략을 활용해 대차 수수료와 상품 수수료 이상만 벌어들일 자신이 있다면 이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달간 개인 공매도 상품을 이용한 일부 투자자들은 적지 않은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투자자는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미국 은행 업종 ETF(VFH)를 매수하고, 금리 인상 시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지는 고배당 성향의 유틸리티 업종 ETF(SLU)는 공매도하는 전략으로 4.3% 수익을 올렸다. 온라인 상거래 증가 수혜 종목인 아마존을 매수하고 월마트를 공매도한 또 다른 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1.8% 수익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을 동시 활용한 롱숏 전략 구사도 가능하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45%)를 매수하고 한국 이마트(-30%)를 공매도했다면 이론적으로 최근 1년간 수익이 무려 75%에 달한다. 1년 전 중국 최대 모바일 서비스 업체 텐센트(55%)를 매수하고 한국 카카오(-40%)를 공매도했다면 무려 95%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다. 다만 매수 종목의 주가가 내리고 공매도 종목 주가가 오르면 일반적 주식 투자보다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발간한 '롱숏 전략' 보고서에서 △해외 주식은 대만지수 매수, 인도지수 매도 △해외 채권은 인도네시아 국채 매수, 태국 국채 매도 △원자재는 금 매수, 구리 매도를 각각 추천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배당 시즌을 맞아 아시아에서 배당수익률이 4%대로 가장 높은 대만 ETF를 사고, 배당수익률이 1.5%로 가장 낮은 인도 ETF를 공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슷한 업종에서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사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종목을 공매도하는 '롱숏' 전략은 지금까지 증권사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었다. 개인은 공매도를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대차 물량을 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권사가 개인 공매도 상품을 내놓으면서 개미들도 롱숏 투자가 가능해졌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 7월 말 출시한 개인 공매도 상품인 'QV iSelect'에 한 달 새 25명이 가입했다. 이 상품의 개인당 최저 가입금액은 1000만원으로 총가입액은 3억원 규모다. 아직 가입자 수는 미미하지만 30·40대 직장인이 많은 서울 지역 PB영업점을 중심으로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공매도하는 소위 '네이키드 숏 셀링(naked short-selling)'은 금지돼 있다. 공매도를 하려면 먼저 주식을 가진 기관이나 개인에게서 빌려야 한다. 하지만 소량 주식을 빌려주는 곳이 없어 현실적으로 개미들에게 공매도는 그림의 떡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을 빌려줄 수 있는 주체가 한국증권금융 연기금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인데 대차거래는 '외국인들의 리그'이고 개인은 큰손이라도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QV iSelect는 상품에 가입한 개인이 공매도할 종목을 선택하면 NH투자증권이 대신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팔아주는 역할을 대행한다. 공매도 투자 대상은 한국·일본·홍콩·미국 4개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다. 평균 대차비용은 대형 종목 기준 해외는 연 1.25%, 국내 연 1.5% 수준이다. 공매도를 한 달만 하고 갚는다면 수수료는 0.1% 수준만 내면 되는 셈이다. 다만 국내 중소형주의 경우 연간 대차비용이 5% 안팎으로 높다. 이태윤 NH투자증권 대안상품개발부장은 "현재 별도의 상품 수수료는 받지 않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연 0.3~0.5% 정도 부과할 계획"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공매도 전략을 활용해 대차 수수료와 상품 수수료 이상만 벌어들일 자신이 있다면 이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을 동시 활용한 롱숏 전략 구사도 가능하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45%)를 매수하고 한국 이마트(-30%)를 공매도했다면 이론적으로 최근 1년간 수익이 무려 75%에 달한다. 1년 전 중국 최대 모바일 서비스 업체 텐센트(55%)를 매수하고 한국 카카오(-40%)를 공매도했다면 무려 95%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다. 다만 매수 종목의 주가가 내리고 공매도 종목 주가가 오르면 일반적 주식 투자보다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발간한 '롱숏 전략' 보고서에서 △해외 주식은 대만지수 매수, 인도지수 매도 △해외 채권은 인도네시아 국채 매수, 태국 국채 매도 △원자재는 금 매수, 구리 매도를 각각 추천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배당 시즌을 맞아 아시아에서 배당수익률이 4%대로 가장 높은 대만 ETF를 사고, 배당수익률이 1.5%로 가장 낮은 인도 ETF를 공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