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朴대통령·시진핑 만남서 음수사원, 구동존이 언급…뜻 알아보니
입력 2016-09-05 17:00 
朴대통령 시진핑/사진=연합뉴스
朴대통령 시진핑 만남서 음수사원, 구동존이 언급…뜻 알아보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음수사원'(飮水思源)과 '구동존이'(求同存異)란 사자성어를 언급,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음수사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한다'는 뜻으로 중국 남북조시대의 시인 유신(庾信·513~581)이 패망한 조국 양(梁) 나라를 그리워하며 쓴 '징조곡(徵調曲)'이 출전입니다.

'근원을 생각하고 그에 감사하라'는 의미의 고사를 회담 시작 직후 기자들이 배석한 상황에서 거론한 것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다'는 뜻의 '구동존이'는 통상적으로 미국을 비롯해 체제와 가치관이 확연히 다른 서방국가와 관계 개선을 추진할 때 자주 사용돼 온 표현입니다.


통상적으로 '우리 편'이라고 보기 어려운 나라에 사용하는 표현이란 점에서 지난해 리진쥔(李進軍) 주북 중국대사가 부임 직후 북한에 '구동존이'를 처음으로 거론한 배경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이 취임 후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구동존이'를 거론하고 중국이 이런 사실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결국 한일 접근 및 한미일 공조에 대한 우려와 견제, 한중 밀월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 등을 담은 메시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한중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한일은 점점 접근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즉 작년 12월 한일 군위안부 합의가 최근 본격 이행됨으로써 한일관계 개선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입니다.

회담에서 시 주석이 "일본의 침략"을 거론한 점, 중국이 독립운동 지도자 김구 선생을 도운 사실 등을 소개한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항일의 역사를 공유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의 인연을 강조함으로써 한일간의 접근에 견제구를 던진 셈입니다.

더 나아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 속에 한미일 안보 공조가 진전되는 상황에 대한 경계심과 사드 문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었습니다.

사드를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이 적극 동참하고 있는 '중국 포위망' 구축의 일환으로 보는 중국 지도부의 인식과 한반도내 사드 배치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내포된 것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시 주석이 두 사자성어 외에 '핵심이익 존중', '양국간 부정적 요인의 통제' 등을 언급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경고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을 낳고 있습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음수사원'의 의미에 대해 "현재 한국의 번영에 중국이 기여했다는 의미를 담았거나 한국 현 정부의 근간인 임시정부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구동존이'의 의미와 관련, "한중간 일부 사안에 대한 이견이 있음에도 공통점을 확대하자는 의미로 쓴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통상 다른 나라와 관계를 잘 해보자는 의미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드와 연관지어 지나친 의미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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