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딸을 잃었다, 보상금을 받았다, 기부했다
입력 2016-09-05 15:35 
현대중공업 고계석 과장 가족 사진. 왼쪽 두번째 고계석 과장, 네번째 고(故) 혜륜씨.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고계석 과장(51·조선품질경영2부)은 지난 7월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트에 딸 이름을 딴 ‘혜륜유치원을 설립했다.
그가 낯선 섬나라에 유치원을 설립한 것은 지난 2014년 경우 마우나 리조트 참사 때 잃은 둘째 딸 혜륜 양을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다.
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고 과장은 선교사로 평생 봉사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딸을 대신해 지난 7월 개원한 바누아트 유치원 건립 비용 4억원을 기부했다. 고 과장은 이 사실을 숨겼으나 최근 직장 동료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딸의 이름을 딴 ‘혜륜유치원은 교육 환경이 열악한 바누아트에서는 드물게 5개 교실을 갖춘 2층 규모의 유치원으로 오전·오후반 모두 50여명의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게 된다.

고 과장은 금전적 지원 뿐 아니라 바누아트를 여러 번 오가며 유치원 공사 진행 과정을 살피고, 비품을 제공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 과장은 유족 보상금 중 2억원을 부산외국어대학교에 소망장학회를 설립하는 데 사용했다.
고 과장은 인터뷰를 사양했다. 이 미담을 처음 전한 현대중공업 사보에는 아직도 떠난 딸의 이름을 입에 올리기 전엔 눈가에 눈물이 먼저 스친다. 그럴 때마다 그는 바누아투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떠올려 본다”고 썼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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