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새벽녘 걸려온 전화 한 통…“카드사 FDS 입니다”
입력 2016-09-05 15:24  | 수정 2016-09-06 15:38

#직장인 장수영(가명·37) 씨는 카드사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 덕을 톡톡히 봤다. 신용카드 불법 복제로 금융사고를 당할 뻔했는데, 카드사 FDS에서 카드 부정사용을 인지, 장씨에게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다. 장씨는 새벽 2시께 카드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해당 카드 사용을 정지했다. 장씨의 카드는 미국에서 2차례 걸쳐 2~3분 간격을 두고 같은 금액이 소액 반복 결제됐다. 카드사는 전형적인 부정사용 패턴”이라며 소액 결제 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금액을 결제하는 방식”이라고 장씨에게 안내했다.
불법 복제된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 시도가 연간 4만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 FDS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카드깡(불법 할인대출) 등 가맹점 불법거래 적발까지 똑똑해지고 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드사 19곳(전업·겸영)이 FDS 구축을 완료해 운영하고 있다. FDS는 평소와 다른 이상 구매 패턴을 사전에 감지, 신용카드 복제에 따른 부정 거래를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평소 사용하지 않던 곳에서 거액의 결제가 이뤄지거나 출국 사실이 없는데 해외에서 사용되는 등 금융사고 개연성이 높은 거래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
각 카드사들은 FDS 운영 방식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시스템이 적발하는 카드 부정사용 패턴을 공개하면 사기범들이 이용 악용, 또 다른 방식으로 카드 부정사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카드사 관계자는 각 카드사가 FDS를 운영하고 있지만, 어떤 거래패턴을 부정사용으로 인지하는지 여부는 금융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같은 금액을 소액으로 반복해 결제하거나, 결제와 취소를 반복해 복제한 카드가 정상 사용되는지 여부를 확인 후 거액을 긁는 방식이 카드 부정사용의 패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에서 카드가 복제된 경우 시차(국내)를 이용해 새벽녘에 사용이 이뤄지는 패턴도 부정사용으로 FDS가 감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불법복제 카드로 인한 결제 시도는 2012년 4만1714건, 2013년 5만16건, 2014년 5만864건, 이어 지난해 6월까지 4만4686건이 적발됐으며, 이 기간 19만건이 FDS에 적발돼 승인이 거절됐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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