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개월째 미로속 스페인, 정부 구성은 도대체 언제쯤
입력 2016-09-04 17:22 

지난해 12월 총선을 치른후 8개월째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 스페인 정치권이 또 다시 장기 표류할 태세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대행이 2일(현지시간) 스페인 하원에서 열린 총리 선출 2차 신임 투표에서도 통과하지 못하면서 총리 연임에 실패, 정부 구성은 더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스페인 각 정당은 앞으로 두 달간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서로 타협점을 찾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스페인 정치권은 올 연말 세 번째 총선을 치를 수밖에 없게된다. 스페인 정치권은 거의 1년 동안 정부 구성만 가지고 싸움질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날 스페인 하원에서 열린 여당 국민당의 라호이 총리 후보 신임 투표를 한 결과, 반대가 180표로 찬성(170표)보다 많아 총리 선출안이 부결됐다. 앞서 지난달 31일 시행된 1차 신임 투표에서도 라호이 총리는 불신임을 받았다.

2011년 이후 집권해 온 라호이 총리대행의 국민당은 지난해 12월 총선과 지난 6월 총선에서 모두 제1당에 올랐으나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라호이 총리대행은 이번 신임 투표를 앞두고 중도 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의 지지를 얻었지만, 상황은 처음부터 낙관적이진 않았다.국민당과 시우다다노스 등 라호이 총리 선출에 찬성하는 정당 의석수는 모두 합해 170석. 하지만 이는 350석 정원인 하원에서 총리 선출에 필요한 과반(176석)에 못 미쳤다.
때문에 국민당은 정부 구성을 위해 제 1야당인 중도 좌파 사회당의 협조를 얻는 것이 지름길이지만 이들은 라호이 총리대행을 강하게 반대했다. 페드로 산체스 사회당 당수는 지난달 29일 의회 신임 투표에 앞두고 라호이 총리대행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들은 국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국민당(137석)과 사회당(85석)에 이어 제 71석으로 3당을 차지한 극좌 포모데스 좌파연합이 있긴 하지만 정치 노선이 아예 달라 사회당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 보다 더 힘겨운 상대다. 이같은 정치 여건은 라호이 총리 대행 1, 2차 신임 투표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처럼 스페인 정치권이 정부 구성에 실패한 것은 앙숙같은 정치권의 서로 타협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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