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SNS가 바꾼 미국 대선 판도, 트럼프 가장 적극적 활용
입력 2016-09-04 17:22 

힐러리 클린턴(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간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미국 대선에서의 SNS 정치는 국내보다도 한발 앞섰다는 평가다. 미국에선 지난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하며 SNS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증명한바 있다. 이번 대선에선 SNS가 선거를 이기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손꼽히며 각 캠프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분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SNS 정치를 통해 각종 이슈를 몰고다니며 SNS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1130만 명의 트위터 폴로워와 1056만 명의 페이스북 폴러워를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 경선 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과 관련된 메시지를 SNS에 쏟아내며 화제를 끌고 다녔다. 이는 1000만명의 트위터 폴로워를 보유한 오바마 대통령을 훨씬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트럼프는 공약 홍보나 치적을 보여주기 보단 상대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불법 이민, 인종차별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으며 미국 정치권을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SNS 속 지지자들은 이런 극단적인 발언에 열광했고 결국 그는 공화당 후보로 선출됐다. ‘모 아니면 도 식의 극단적인 SNS전략이 결국 트럼프를 최종후보로까지 만든 것이다. 실제 전당대회 기간동안 클린턴 후보가 6800만 달러(약 765억원)을 쓴 반면 트럼프는 600만 달러(약 67억원)만을 사용하며 트럼프가 SNS에 총력을 기울였음을 보여줬다.
트럼프가 SNS를 내세워 미국 정치사를 뒤흔드는 사건을 연출해냈지만 그 한계도 분명히 보여줬다. 트럼프가 수많은 지지자를 얻은만큼 그에 반감을 가진 반대자들 역시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에 반대하는 여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폴로워 수가 투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거품효과에 대한 우려 역시 크다.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실제 투표함을 열어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SNS에 치중했던 경선과 달리 본선이 시작되자 지난달 29일부터 1주일간 1000만달러(약 112억원) 규모의 선거 관련 TV 광고를 시작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 반면 힐러리는 전통적인 선거공식을 따르며 SNS에선 권위적인 이미지를 타파하고 친근한 모습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850만 트위터 폴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힐러리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손녀딸을 돌보는 영상을 올리는 등 일상 모습을 자주 올리기도 했다.
SNS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미국과 달리 다른 나라의 정치인들의 SNS 열기는 잠잠한 수준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트위터 폴로워는 190만 명이고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170만 명의 트위터 폴로워를 가지고 있다. 이민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메르켈 독일 총리의 트위터 폴로워는 7만 5000만명에 불과하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12만명의 트리터 폴로워를 기록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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