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글의 선택, 스마트폰 제조 ’NO’ VR기기 제조 `YES`
입력 2016-09-04 17:03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등 하드웨어 분야에 대한 구글의 전략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기기 직접 제조는 사실상 포기하는대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기술 분야에 진출을 꾀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더 버지(The Verge) 등 미국 전문 매체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조립식 스마트폰으로 화제를 모았던 ‘프로젝트 아라 개발을 중단했다.
프로젝트 아라(Project ARA)는 CPU, 메모리, 카메라, 배터리 등 스마트폰 핵심 부품을 모듈 형식으로 필요한 만큼 조립해 완성시키는 스마트폰 이었다. ‘프로젝트 아라는 제조사가 메모리 용량(32기가, 64기가)이나 배터리 용량, 카메라 픽셀 스피커 등을 출시부터 규격화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부품을 별도로 사서 조립,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의 혁신적 기기로 관심을 끌었다. 스마트폰 가격이 낮아지고 부품 교체도 쉬워지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의 ‘조립 PC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소비자들은 완성도 높은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이 다양하게 쏟아지면서 굳이 ‘조립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내부적으로도 프로젝트 개발을 이끌던 리더(레지나 듀건)가 지난 4월 페이스북으로 이직하면서 개발에 방향을 잃다 결국 ‘개발 중단까지 이르게 됐다. 구글은 이미 지난 2014년 모토롤라를 매각 한 바 있어 스마트폰 직접 제조는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최적화한 전략(레퍼런스)폰 ‘넥서스도 오는 10월부터 ‘픽셀(Pixel)로 이름이 바뀐다. 구글은 10월 4일쯤 새로운 하드웨어 기기를 선보이는데 이자리에서 HTC에서 제조한 5인치 스마트폰 ‘픽셀과 5.5인치 ‘픽셀XL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픽셀은 구글의 노트북(크롬 북)의 이름이었는데 이것을 레퍼런스 폰으로 까지 확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HTC는 1호 넥서스폰을 제조한데 이어 이번에 첫 픽셀폰도 제조하게 됐다.
구글의 ‘하드웨어 전략 변화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 ‘구글 글라스 개발을 중단한데 이어 하드웨어 로봇도 핵심 개발 인력을 보유한 회사(보스톤 다이나믹스, 샤프트 매각을 추진 중이다. 구글은 막강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능력을 기반으로 실제 움직이는 로봇까지 개발, 완전체를 구현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대신 구글은 가상현실(VR) 기기나 3D 패션 디자인 프로젝트 등 AI 기반의 신기술 분야에 적극 진출 중이다.
오는 10월 3일에는 새로운 하드웨어 기기 ‘데이드림 뷰를 첫 공개할 것이 유력하다. 그동안 가상현실을 닥종이(카드보드)를 접어 볼 수 있게끔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이보다는 성능이 향상된 하드웨어 기기로 VR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또 3D 패션 디자인 프로젝트 ‘프로젝트 뮤즈(Project Muse)도 관심을 모은다. 프로젝트 뮤즈는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에 600개 이상 의상 디자인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결합, 옷감의 질감, 색상, 스타일 등을 고려해 디자인이 완성된다. 첫 작품은 이달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패션쇼에서 공개될 것이 유력하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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