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기록 도전 vs 선수 관리, 로버츠의 선택은?
입력 2016-09-04 13:59 
리치 힐은 6회를 노 히터로 마감했다 하더라도 마운드를 불펜에게 넘길 예정이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생애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대기록 도전의 기회. 그러나 투수의 투구 수가 관리해야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4일(한국시간) 그런 고민에 빠졌다. 선발 리치 힐이 6회 2아웃까지 볼넷 2개만 내주며 노 히터를 기록중이었던 것. 손가락 물집과 싸우고 있는 힐이었지만, 기록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6회 2아웃 이후 안타를 내줬고, 로버츠는 6회 이후 힐을 교체할 수 있었다. 투구 수는 89개였다.
로버츠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노 히터에 상관없이 다음 이닝에서는 던지지 않을 예정이었다. (만약 기록을 이어갔다면) 큰 논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매 경기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가 시즌 내내 물집과 싸우고 있다는 것도 참고해야 했다. 그에게 허용된 투구 수는 89~90개 수준이었다. 그의 지금 상태에서 관리가 필요했다"며 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힐은 이보다 앞선 콜로라도 원정에서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워밍업까지 마친 상태에서 비가 내리면서 경기가 취소됐고, 하루 뒤 더블헤더 경기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물집이 상태가 악화돼 보호 차원에서 등판을 미뤘다. 선수 보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대목이었다.
로버츠는 지난 4월 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도 8회 1아웃까지 노 히터 중이던 신인 로스 스트리플링을 강판시킨 전례가 있다. 토미 존 수술 경력이 있는 그를 보호하기 위해 투구 수 100개를 채우자 강판시킨 것. 이번에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안은 모습이었다.
힐은 "전반적으로 팀 전체가 좋은 활약을 해서 거둔 승리라 생각한다"며 이날 경기에 대해 말했다. "투구 동작을 꾸준히 되풀이하며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지는 것에 집중했다"며 호투 비결을 설명한 그는 "돌아보면 상대가 좋은 스윙을 했다"며 첫 피안타 장면을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그게 야구라고 생각한다. 기록 도전에 상관없이 좋았던 순간을 유지하기 위해 공 하나하나에 신경썼다"고 말을 이었다.

손가락 상태에 대해서는 "느낌이 아주 좋았다"고 말한 그는 "모든 것이 좋았다. 계속 던질 수 있는 상태였다"며 6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 조금은 아쉬운 듯한 반응을 보였다.
힐과 함께 오클랜드에서 다저스로 이적한 조시 레딕은 "패스트볼은 마치 96마일 같아보였고, 커브도 움직임이 좋았다. 수비를 보면서 작(중견수 작 피더슨)과 함께 이점을 계속 얘기했다"며 팀 동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저스는 이날 힐의 호투에 이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재활 등판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껏 고조된 분위기 속에 하루를 마무리했다. 로버츠는 힐과 커쇼, 그리고 꾸준히 선발 등판 중인 마에다 겐타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들은 어느 누구와 붙어도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줄 선수들"이라며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