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미 스퍼트…‘아낌없는’ 한화의 모험
입력 2016-09-04 06:32 
한화는 이틀 연속 모험을 걸고 기사회생했다. 하나의 경쟁력이지만, 유효기간은 분명 있을 것이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면 끝이다. 앞뒤 가릴 게 없다. 모든 걸 쏟는다. 오늘의 승리만 바라본다. 한화는 벼랑 끝에 서있다.
마운드의 보직은 파괴됐다. 김성근 감독이 ‘도박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더욱 심해졌다. 선발투수와 구원투수의 구분이 없다.
지난 2일과 3일 경기에 선발투수(카스티요 3이닝, 이태양 1이닝)가 구원 등판했다. 등판 간격을 고려하면 이튿날 선발 등판할 차례다. 그러나 내일 카드를 오늘 썼다.
당장 이튿날 내세울 선발투수 후보가 없다. 3일 심수창과 4일 이재우. 선발투수 2명은 모두 전날 경기에 구원 등판한 이들이다. 이닝이 많든 적든.
일반적인 포스트시즌 운영도 이렇게까지 파격적이진 않다. 그만큼 1승이 절실하다. 더 이상 밀리면 한화의 가을야구 꿈은 사라진다.
한화의 도박은 이틀 연속 ‘목표를 달성했다. 승리, 또 승리. 당겨 쓴 선발투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5위와 승차는 2경기다. 이틀 전은 3.5경기차였다. 1.5경기를 좁혔다.
묘수는 아니다. 모험이다. 송창식, 권혁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최후의 수단에 가깝다. 마운드는 불안하다. 이번 주간 평균자책점은 6.65다.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 여럿이 돌아가며 막는 수밖에. 11회까지 간 3일 경기에는 8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등장했다. 9회 김태균의 동점 적시타가 터지기 전, 8회까지도 6명이었다.

한화는 현재 비상이 걸렸다. 그리고 모든 투수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누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일 경기에도 장민재와 카스티요를 제외하고 전원 대기였다. 지난 2일 40구 2이닝을 기록한 정우람은 물론 4일 사용할 선발카드 이태양도. 지난 1일 선발 등판해 4⅓이닝을 소화한 송은범 역시 대기해야 했다.
이틀 연속 피 말리는 싸움을 펼치면서 승리를 쟁취했다. 그러나 아직 한숨을 돌릴 처지는 아니다.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한화의 현재 순위는 ‘7위다. 또한, 내상도 크다. 그 가운데 이재우가 1번째 투수로 나설 4일 경기도 줄줄이 등판할 터.
이번 주간만 분위기 반전을 위한 깜짝 운용은 아니다. 앞으로도 난관은 이어진다. 매 경기가 결승이다. 그렇기에 총력이다. 쓸 수 있는 카드는 아끼지 않는다. 권혁, 송창식이 복귀한다 해도 달라질까.
정우람은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77구 4이닝을 소화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김 감독은 마운드 운용 계획과 관련해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누구든지 앞문으로 갈 수 있고 뒷문으로 갈 수 있다.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제외하고 보직은 없다.
관건은 끝까지 버텨낼 수 있느냐다. 그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144번째 경기까지 할 수 있느냐다. 한화는 3일 현재 120경기를 치렀다. 24경기가 남았다. 페이스 조절 따윈 없다. 이길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다 잡는다. 기권 없이 무조건 완주를 해야 하는 레이스, 한화는 이미 ‘스퍼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