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의 자녀들이 4달째 회사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이들은 단기간에 주식을 사들이는데 640억원을 지출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준호 NHN엔터 회장의 두 자녀 이수민(24)씨와 이수린(18)양은 각각 회사 주식 50만주씩(지분율 2.56%)을 보유했다.
이 회장의 아내이자 수민·수린 남매의 어머니인 권선영씨가 보유한 7만400주보다도 큰 규모다. 이 회장과 이 회장의 보유 회사인 제이엘씨, 제에이엘씨파트너스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셈이다.
수민·수린 남매는 지난 5월 말부터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6만원 안팎의 가격에서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을 0%에서 2.56%까지 확대했다. 금액으로는 총 641억4400만원이다.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는, 588억원의 시장 가치가 있다.
NHN엔터는 지난해 9만원 대까지 올라 거래됐다. 그러나 실적 우려로 인해 하락하면서 자녀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보유 주식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NHN엔터의 올해 예상주가순익비율(PER)은 11.8배, 주당 순자산가치(PBR)은 0.9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동종업계 대비 시장에서 저평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투자자 관심이 돌아오고 있는 추세여서 최근 바닥을 찍은 주가가 지분율 확대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의 지분 확대가 이 회장의 경영권 안정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NHN엔터는 모바일 게임 신작을 출시하고 간편 결제 ‘페이코와 웹툰 ‘코미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시했다. 여기에 페이코의 서비스를 확대할 전초기지로서, 한국 맥도날드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이같은 다양한 신사업 추진은 마케팅 비용의 증가에 따른 실적 우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동반했다. 이에 두 자녀의 주식 매입을 통해 ‘책임 경영, ‘주가 안정 등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자신이 100%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제이엘씨 등 특수관계자 29명을 통해 총 43.03%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투자정보회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가 전망한 올해 NHN엔터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52% 증가한 8478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369억원이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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