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檢, 강만수 '180억 특혜대출' 의혹 포착…한성기업 압수수색 들어가
입력 2016-09-02 11:28 
한성기업 / 사진=연합뉴스
檢, 강만수 '180억 특혜대출' 의혹 포착…한성기업 압수수색 들어가




검찰이 2일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재직시절 특혜성 대출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나섰습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성기업 서울사무소에서 이 회사의 투자·대출 업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습니다.

수사팀은 임우근 한성기엄 회장 자택도 동시에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으로 있던 시기에 한성기업이 거액의 대출을 받게 된 경위를 봤다"고 전했습니다.


한성기업은 2011년 산업은행에서 연 5.87~5.93% 이자율로 180억을 대출받았습니다.

이런 산업은행 대출 금리 수준은 당시 한성기업이 다른 시중은행에서 받은 대출 금리 연 6.4%보다 0.5%포인트 가량 낮은 것이었습니다.

검찰은 압수수색 결과물을 토대로 한성기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게 된 경위, 대출 금리의 적정성, 강 전 행장의 관여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입니다.

검찰은 "강 전 행장과 임 회장의 특수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남고 동창인 강 전 행장과 임 회장은 고교 시절 같은 반 친구로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 전 행장은 공직에 진출하지 않았던 시절에 한성기업의 고문을 지낸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검찰은 한성기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던 2011년 강 전 행장이 '투자 유치'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이오 업체 B사에 투자한 경위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성기업은 2011년 B사에 5억원을 투자해 현재도 이 회사 지분 4.29%를 보유 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강 전 행장의 지인들이 주요 주주인 B사는 우뭇가사리 같은 해조류를 원료로 연료용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업체입니다.

B사의 김모 대표는 바이오 에탄올을 상용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2012년 2월부터 2013년 11월 사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44억원의 투자를 받은 혐의(사기) 등으로 지난달 27일 구속됐습니다.

앞서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에 압력을 행사해 B사에 투자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해왔습니다.

대우조선과 자회사인 부산국제물류(BIDC)는 2011년 9월과 11월에 각각 4억9천999만8천원씩을 B사에 지분 투자했습니다. 이어 대우조선은 2012년 2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기술 개발'이라는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원금은 2012년과 2013년까지 44억원이 집행됐지만, 강 전 행장이 퇴임하자 끊어졌습니다.

대우조선에서 B사에 들어간 돈은 지분 투자금 10억과 연구개발비 지원금 44억 등 총 54억원에 이릅니다.

강 전 행장은 앞서 '투자 강요' 의혹에 대해 "2011년 행장에 부임해 B사에 투자를 검토해 볼 것을 권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한 청탁이나 강압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강 전 행장의) 산업은행장 재직 중의 문제 가운데 중요한 게 있으면 모두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에서 이번 수사 대상이 선정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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