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도난당한 '송광사 오불도'…50여년 만에 한국 돌아온다
입력 2016-09-01 17:20 
사진=문화재청
도난당한 '송광사 오불도'…50여년 만에 한국 돌아온다



도난 당한 뒤 미국으로 반출된 18세기 불화 '송광사 오불도'가 내년 상반기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86) 씨가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한 송광사 오불도를 환수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송광사 오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인 '오십삼불도' 중 하나로 1725년 제작됐습니다.

전남 순천 송광사 불조전에 있는 오십삼불도는 칠불도 1폭, 구불도 2폭, 십사불도 2폭, 오불도 2폭 등 7폭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오불도 2폭은 과거 어느 시점엔가 송광사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번에 돌아오는 오불도는 불조전 왼쪽 출입문 벽에 걸려 있던 그림이며, 오른쪽 출입문에 있던 오불도는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불도 소장자인 마티엘리 씨는 1960∼1980년대 서울에서 미술가, 교사로 활동한 인물로, 1970년대 초 종로구 안국동 골동품점 서랍장에 있던 이 불화를 발견해 구입했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포틀랜드박물관에 있는 한국 문화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5년 오불도가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문화재청은 포틀랜드박물관과 함께 마티엘리 씨를 설득해 환수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환수에 앞서 포틀랜드박물관은 3일부터 12월 4일까지 오불도를 특별 전시하고, 12월 3일에는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심포지엄에서는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 교수와 마야 스틸러 캔자스대 교수가 각각 '한국 불교와 송광사', '오불도와 한국의 불교의식'을 주제로 강연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구겨져 있었던 송광사 오불도를 구매해 표구까지 마친 마티엘리 씨가 없었다면 이 그림은 사라졌을 수도 있다"며 "내년 봉안식에 마티엘리 씨 부부를 초청해 공식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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