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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당구장 뜨고 편의점·슈퍼마켓 지고
입력 2016-08-29 17:55  | 수정 2016-08-29 19:35
KB금융 경영硏 분석
#직장인 A씨(29)는 올 추석 연휴에 동네 친구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최근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통해 중소형 호텔 방 하나를 예약했다. 동네 근처 중소형 호텔에서 방 하나를 빌려서 각자 먹거리를 가져오는 게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근 은퇴한 B씨(59)는 평일 낮에도 당구장을 찾는다. 한 달에 두 번씩 고등학교 동문들과 함께 당구를 치고 있다. B씨는 "당구 하면 대학생 시절이 떠오르고, 무엇보다도 비용이 적게 들면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여가활동이 당구"라고 말했다.
서비스 자영업 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숙박이나 스포츠 등 여가활동에는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반면 소비자들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씀씀이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숙박·음식'과 '예술·스포츠·여가' 부문 카드 매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반면 편의점·슈퍼마켓 등 '도소매' 부문은 마이너스 성장률로 전환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계속 성장세였던 편의점 매장 수가 인구 대비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분석마저 등장했다.

29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올해 2분기 서비스 자영업 경기동향을 분석한 결과 KB소호(SOHO)지수는 125.7로 전년 동기 대비 6.4%, 전 분기 대비 5.9% 상승했다. KB소호지수는 2014년 3분기 이후 8분기째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KB소호지수는 KB카드 국내 이용자 매출 자료를 기반으로 자영업자의 경기동향을 지수화한 것이다. 이 지수는 2006년부터 산출되었는데 2012년 1분기를 기준(지수=100)으로 삼았다. 전국 230만개 서비스업 개인사업체 가운데 KB카드 가맹점 197만개를 대상으로 해 대표성을 높였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올 2분기 '숙박·음식' 소호지수는 148.2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펜션·민박, 모텔 등의 '기타 숙박업' 모두 2014년 4분기 이후 성장했다.
특히 펜션·민박, 모텔 등의 '기타 숙박업'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숙박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활발해진 것이 한몫했다. 숙박 애플리케이션으로 젊은 층의 중소형 숙박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파티룸, 단체공부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또 '예술·스포츠·여가' 소호지수는 176.1로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폭(27.6%)으로 상승했다. 특히 '당구장·비디오방·게임방' '기타 레저업소'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서정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불황임에도 개인적으로 여가생활을 누리는 데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현금 결제를 카드로 대체하면서 매출액이 늘어날 수 있지만 이 정도 성장폭은 작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KB소호지수는 카드 결제나 현금영수증 발급만 전체 매출로 반영한다.
반면 올 2분기 '도소매' 소호지수는 111.1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0.9%)을 기록했다. 특히 '편의점' 소호지수 성장폭이 다소 둔화됐다. '편의점' 지수 상승률이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50%에 육박했는데, 올 2분기에는 23.8%로 주춤했다. '슈퍼마켓' 소호지수는 아예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2.9%)로 전환했다.
지역별 KB소호지수는 모든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그중 '제주' 소호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7%를 기록해 다른 지역 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특수를 여실히 반영한 것이다.
반면 '울산'은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3.7%)가 둔화됐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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