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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밀정’, 서스펜스·액션·감동으로 가득 채운 140분
입력 2016-08-29 09:49 
사진=워너버브러더스픽쳐스 제공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감동과 더불어 짜릿한 김장감, 거기에 화려한 액션까지 더해졌다


[MBN스타 최윤나 기자] 스파이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짜릿함은, 우리는 정체를 알고 있지만 영화 속에선 정체를 들켜서는 안 되는 스파이들의 긴장감에서부터 오는 것일 것이다. 이런 영화 적 재미와 함께 1920년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김지운 감독은 ‘밀정이라는 새로운 느낌의 영화를 탄생시켰다. 콜드 스파이라는 장르를 시작으로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김지운 감독의 방향이 결국에는 뜨거운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에는, 우리네의 슬픈 역사가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두 집단이 서로 충돌할 때에, 상대방의 패를 뚫어보기 위해서 가장 위험하지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스파이, 즉 밀정의 역할이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때에도 물론 그런 밀정들은 있었다. 친일에 앞장선 이들의 계획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또는 항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동태를 미리 알기 위해 은밀히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



영화 ‘밀정은 밀정들의 이야기, 그리고 밀정이라는 인물들 가운데에서 그려지는 여러 가지 심리적 감정에 대해 그리고 있다.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 분)은 조선인이지만 뛰어난 언변과 정보수집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 그는 그런 능력을 활용해 의열단에 침투해 그들의 정보를 빼내라는 특명을 받게 된다. 그렇게 이정출은 조선인 일본 경찰이지만,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공유 분)과 가까워지려 노력한다.

그런 이정출이 다가오자 김우진 또한 그를 이용하려는 계획을 짠다. 자금 조달 작전 중에 피살당한 김장옥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그는 의열단 속에도 밀정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이정출에게 접근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은 계획을 가지고 서로에 대해 다가가지만 이런 행동이 오히려 서로에게 더욱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외국 스파이 장르 영화를 보면, 그들은 누구보다도 냉철하다. 그들이 그럴 수 있는 까닭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서로를 죽이는 데에 있어서 그렇게 될 수 있는 이유는 아무런 연고(緣故)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정 속 인물들은 다르다. 그들이 서로 다른 국기를 향해 경례를 하고, 서로 다른 옷을 입고 있다고 해도 그들은 같은 민족이다. 같은 나라에서 태어났고, 물어물어 몇 다리만 건너면 ‘형이라는 말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그런 관계에 놓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밀정들이 ‘스파이라는 이름을 가진 서양의 캐릭터들보다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워너버브러더스픽쳐스 제공


첫 번째로 ‘밀정에 나타나는 여러 모습의 인물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움직인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이 유지되며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장치로 활용된다. 두 번째로는 의심할 여지없는 김지운 감독의 액션이다.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화려한 총격신들, 특히 첫 장면에서 기와지붕을 넘나드는 액션은 영화의 시작을 화려하게 안내한다. 마지막으로는 실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했을 때,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뜨거워질 법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밀정 속에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140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 갈 수 있었다. 오는 9월7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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