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리뷰] 20주년에는 이유가 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입력 2016-08-29 09:48 
[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브로드웨이42번가는 올해 한국 초연 20주년을 맞아,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이라는 슬로건을 내놓고, 신선함을 꾀했다. 브로드웨이에서 안무가로 활동한 레지나 알그렌의 총괄안무와 연출을 맡아 더 풍성한 안무와 눈과 귀를 앗는 탭댄스로 무대를 장식했다.

최고의 연출가 줄리안 마쉬가 ‘프리티레이디라는 대형 뮤지컬을 제작하는 모습 속에, 도로시 부록, 페기 소여 등의 이야기가 담겨, 마냥 화려할 수 있는 무대를 채웠다.



‘브로드웨이42번가는 1996년 국내 초연됐을 뿐 아니라, 외국 작품을 우리말로 공연한 첫 정식 라이선스된 작품으로, 의미가 깊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뉴 제네레이션이라는 슬로건을 내놓은 만큼, 심혈을 기울인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우선, 쇼 뮤지컬인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무대 막이 오르자마자, 무대를 가득 채운 댄서들은 하나가 된 듯 탭댄스를 추고, 극 중 ‘프리티레이디 무대 역시 눈을 제대로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거울을 활용한 무대나, 피아노 위에서 댄스를 추는 장면, 올해 더해진 계단식 무대 등은 화룡정점이다.



올해는 송일국, 이종혁, 김선경, 최정원, 임혜영, 에녹 등이 무대를 꾸몄다. 처음 뮤지컬에 도전한 송일국은, 아쉬운 딕션과 가창력을, 연기력과 재치로 상쇄시켰고, 이종혁은 안정된 무게감으로 줄리안 마쉬의 매력을 한껏 나타냈다. 김선경은 능청과 우아함을 넘나들면서 극의 재미를 높였고, 최정원은 카리스마와 포용력으로 감동을 더했다. 임혜영과 에녹은 원캐스트임에도 지치지 않는 힘찬 무대를 만들어, ‘쇼 뮤지컬의 매력을 여실히 느끼게 했다.

하지만 MR이라는 점이 아쉽다. 배우들의 재량과 탭댄스로 인해 MR의 한계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20주년 인만큼, 화려함보다 내실을 채웠다면 더욱 의미 있었을 듯하다.



그럼에도, ‘브로드웨이42번가는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음악, 화려한 무대, 작품 속에 녹아든 인물들의 성장과 사랑 등의 메시지는, 진부할 수 있지만, 20주년의 시간을 관통할 만큼 강하다. 20년 동안, 관객들의 마음에 남고, 회자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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