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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룡들 저유가에 빚 사상 최대…2년만에 2배로 훌쩍
입력 2016-08-25 17:42 
AP=연합뉴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엑손모빌과 로열더치셸, 셰브런, BP 등오일메이저들의 빚이 사상 최대로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들 대형 오일메이저의 부채총액은 1천840억 달러(205조5천억원)로 2014년 이후 2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불어났습니다.

국제유가는 2014년 6월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올해 초 27달러 수준까지 4분의 1토막이 났다가 최근 다시 50달러 언저리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일메이저들이 빚더미에 올라앉으면서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현금확보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내년에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 현재 수준의 신규투자와 배당을 할 수 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회의적입니다.

WSJ 분석에 따르면 이들 기업 4곳이 상반기 확보한 현금은 목표치에 400억 달러 미달했습니다.

셸과 엑손모빌의 지분을 보유한 마이클 훌메 카르미냐크 상품펀드 매니저는 "이들 기업은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에서는 현재의 배당수준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들 기업은 작년에 벌어들인 이익의 100%를 넘는 액수를 배당에 쏟아부었습니다. 올해 상황은 더 악화했습니다.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올해 2분기 31억 달러를 배당했지만, 순이익은 17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셸은 올해 상반기 12억6천만 달러를 배당하는 데 그쳤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72억6천만 달러를 배당했습니다.

더구나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부채를 갚아나가야 하므로 구조조정과 신규사업 축소 등으로 비용을 감축한다 하더라도 앞으로 수년간은 추가로 석유나 가스를 퍼 올릴 수 있을 만큼 투자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습니다.

현재 셸의 부채비율은 28%, BP는 25%, 셰브런은 20%, 엑손모빌은 18% 수준입니다.

2012년에만 해도 셸의 부채비율은 10%, 엑손모빌은 1.2%였습니다.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던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엑손모빌은 아예 빚이 없었습니다.

한편, 시가총액 기준 석유회사 순위는 엑손모빌이 3천650억 달러로 압도적 1위고, 2위가 로열더치셸(2천44억달러), 3위는 페트로차이나(1천936억 달러), 4위는 셰브런(1천928억 달러) 순입니다. BP(1천66억달러)는 7위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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