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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박지영 “‘범죄의 여왕’ 미경, 마치 저 같았어요”
입력 2016-08-25 15:31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이보다 더 큰 사건이 있음을 직감하고 미경(박지영 분)의 남다른 촉이 발동한다. ‘촉 좋은 아줌마 미경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범죄의 여왕


[MBN스타 최윤나 기자] 여배우가 원톱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가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충무로는 현재 남자배우들의 전성시대나 다름없다. 그런 가운데, ‘아줌마 파워라는 말로만 표현할 수 없는 캐릭터가 영화 ‘범죄의 여왕을 통해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아줌마의 이미지는 아니다. 박지영도 그렇다. 겉모습에서 풍겨지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가진 배우였다.

영화 ‘범죄의 여왕은 시사회 이후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그만큼 영화가 좋다는 건 배우에게도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이에 박지영은 대본을 받고 찍을 때 더 흥분됐었어요. 지금은 차분한 상태죠. 처음부터 기대가 있었어요. 또 막 잔인한 장면도 없고 그런 게 참 귀여운 영화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대본을 봤을 때 좋았고, 제가 좋아하는 영화였어요. 크고 넓은 것 보다요. 제 인간관계도 그렇게 좁고 깊은 느낌이요.”



연출을 맡은 이요섭 감독에게 ‘촉이 있었던 건지, ‘범죄의 여왕 속 배우들의 호흡은 환상적이다. 특히나 박지영을 제외한 조복래, 김대현, 허정도, 백수장 등은 이미 독립영화계에선 유명하지만 상업영화계에서는 다소 생소한 얼굴일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의 호흡은 어땠을까.

정말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덕구(백수장 분)랑 처음 만났을 때인데, 그 친구의 눈을 보니까 양조위 같더라고요. 저는 편하게 해주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 놓고 눈빛을 보내주니까요. 그러니 어찌 안 예뻤을 수가 있겠어요. 또 개태(조복래 분)도 다른 눈빛이 되더라고요. 하준(허정도 분)을 만났을 때까지도 제가 이 현장에 가는 건 흥분되는 일이었어요. 감독의 캐스팅이 8할을 차지한다는 게, 완벽한 승리였죠. 이번 영화가 여러모로 잘 돼야해요. 감독도 배우들도 빛을 발해야 하고, 그런 의미로 잘 됐으면 또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어요.”

상업영화나 단편영화도 했지만 거기서 전 다른 점은 모르겠어요. 저는 그런 생각은 안하고 성격이 먼저 덤비는 스타일이에요. 이 영화만큼 촬영일수가 많은 영화는 처음이었는데, 그렇게 나오면서 지치지 않고 행복한 날은 없었어요. 책임감보다는 재미가 있었으니까요. 현장에 나오는 것도 재미있고, 미경을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고, 아이디어도 샘솟고요. 마치 미경이 저 같았어요.”



박지영은 ‘범죄의 여왕의 미경 캐릭터와 자신이 매우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미경은 인정 많은 여자다. 아줌마라고 표현하기 보단, 그는 소녀 같으면서도 어떤 면에선 오지랖이 많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는 모성애도 가지고 있다.

아들바보로 나왔지만, 미경은 사랑이 많은 사람이에요. 다 사랑해서 그런 사단이 벌어진거죠(웃음). 항상 그런 식이에요. 그런 점에서 저와 닮았죠. 저는 후배들에게도 선배님이라는 호칭보다 누나 혹은 지영이 언니로 불리는 게 좋아요. 그럼 속내까지도 얘기할 것 같잖아요.”

가족을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제 얼굴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작품들에서 저는 연기자였지만, 이건 제 얼굴이 많이 나왔죠. 그래서 이 작품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캐릭터를 만나면 설정이라는 걸 하는데, 설정 따위도 필요 없었어요.”



여배우들이 온전히 영화를 이끌어가는 영화가 부족해져간다는 말이 나오는 때이기에 ‘범죄의 여왕에서 박지영의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또 다시 그가 다른 영화에서 그만의 연기를 선보이는 것을 하루 빨리 보고 싶어졌다. 특히나 여러 남자 배우들과의 멜로 연기도 그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들 중 하나였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진한 멜로는 자신이 없어요. 베드신 같은 것도 자신 없고요. 그런 거 말고 마동석이나 배성우 씨 같은 분들이 저를 막 좋아하고 저는 무관심하고 그런 거 해보고 싶어요(웃음). 이번 영화에서도 조복래랑 잘 어울리고 해서요.”

특히나 엄마인 박지영이 ‘범죄의 여왕을 자신의 두 딸에게 보여줬다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시사회 날 뒤풀이가 끝나고 집에 왔는데, 딸들이 편지를 썼더라고요. ‘할머니가 엄마를 보는 것처럼, 나도 엄마에게 그런 딸이 되고 싶어라고요. 그 편지를 보면서 ‘그럼 됐다고 생각했죠. 딸들이 저의 열렬한 팬이에요. 저를 지켜주죠(웃음).”

드라마나 영화 속 롤이 매번 강인한 여성인 까닭이었을까. 박지영은 실제로도 그런 성격을 소유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하루 일과를 묻자 정말 사실 그는 소녀같은 여자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쉬는 날엔 책보고, 동네에서 운동도 하고, 영화도 보고요. 살림을 좋아해서요. 최근에 ‘본 투 비 블루도 봤었어요. 제이크 질렌할이 나오는 영화를 보려고 했었어요. 저는 그런 친구들이 좋아요. 맷 데이먼, 이완 맥그리거, 마이클 페스벤더요. 정말 섹시하죠(웃음). 디카프리오는 작품을 하지 않을 때 망가져도, 그런 자신감이 정말 좋아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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