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②] 작정하고 만든 로맨틱코미디…‘병맛’의 유혹

[MBN스타 금빛나 기자]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의 매력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바로 ‘병맛이었다.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부터 독특함을 안긴 ‘질투의 화신은 요소요소 과감하게 코믹요소들을 버무리면서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선사했다.

24일 첫 방송된 ‘질투의 화신에서는 SBC 기상캐스터인 표나리(공효진 분)와 SBC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질투의 화신은 질투라고는 몰랐던 마초 기자 이화신과 재벌남 고정원(고경표 분), 그리고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 분)를 만나 질투로 스타일이 망가져 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스이다.

극중 설정에 따르면 표나리는 SBC에 기상캐스터로 입사할 때부터 이화신에게 반한 후 오랫동안 짝사랑을 해 온 인물이다. 그리고 이화신은 그런 표나리의 짝사랑을 알면서도, 표나리의 마음을 받아주거나 정중히 거절하기 보다는 그저 자신을 향한 짝사랑의 감정을 즐겼던 나쁜남자에 가까웠다. 나쁜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표나리는 방콕 특파원으로 태국에 가 있는 이화신을 그리워하다가, 접고 밟고 압축해 꾹꾹 눌러 담아 납작했던 짝사랑을 접은 상태이다. 반면 이화신의 경우 자신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표나리를 은근하게 신경을 쓰는 상황이다.

‘질투의 화신은 이 같은 표나리와 이화신의 서로 다른 감정의 온도차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사랑이 한풀 꺾인 표나리와 사랑의 감정이 이제 막 형성되려는 준비 중인 이화신인 만큼 둘 사이에서 애정표현은 다소 이상했다. 이들의 감정 변화를 보여준 부분은 바로 다름 아닌 ‘조정석의 가슴이었던 것이다.

헤어다지이너 겸 의상디자이너로 이화신이 있는 방콕의 호텔에 방문한 표나리는 이화신의 옷을 갈아입히던 도중 그의 가슴에 상처를 냈다. 이를 수습하면서 표나리는 이화신의 가슴을 만지게 됐고, 과거 ‘유방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이후 그의 가슴에 집착하게 됐다. 이를 알 리 없었던 이화신은 갑작스러운 표나리의 과감한 터치에 아연질색 했다. 이후에도 표나리는 툭하면 이화신의 가슴을 ‘조물딱거렸고, 이에 당황하면서 커진 이화신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나갔다. 기자님 유방암일지도 모른다”라는 표나리의 말에 난 남자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질투의 화신이 이 같은 이유로 단순하게 ‘병맛 매력의 드라마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채널을 잘못 돌렸나 의심할 정도로 애니메이션으로 오프닝을 알린 ‘질투의 화신은 결코 만만치 않은 드라마가 될 것임을 시작부터 알렸다. 이후에도 박신우 PD의 숨은그림찾기와 같은 연출요소들을 곳곳에 더했다. 출근길 표나리가 이화신의 가슴에 집착하다가 이들은 교차로 횡당보도에 갇히게 되는데, 위에서 본 그 모양이 꼭 ‘엑스와 같았다. 공교롭게도 당시 이화신이 표나리에게 했던 대사는 너 아직도 너 좋아하냐”였다.

작정하고 웃기기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인 듯 곳곳에 패러디한 요소들도 많았다. 가장 정점을 이룬 부분은 SBC 공채 영상 광고였다. 방송인 전현무의 막춤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 음료의 CF를 패러디한 이 영상은 반짝이 의상을 입은 조정석이 방콕을 배경으로 화려한 춤을 추면서 시작을 알렸으며, 이후 캐주얼 의상을 입은 이미숙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병맛웃음을 이어나갔다. 박지영도 만만치 않았다.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코믹 연기를 이어나가면서 이른바 ‘병맛매력의 진수를 드러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코믹을 살린 것은 좋지만, 앞선 표나리와 이화신의 과거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으면서 다소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왜 표나리는 오랜 짝사랑을 접었는지, 그리고 이화신은 왜 갑자기 표나리가 신경쓰이게 됐는지에 대해 그려지지 않으면서 전개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전해주었다. 여기에 극 초반 왜 조정석은 유창한 태국어를 사용하면서 태국 커플에게 시비를 걸었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가벼운 스토리와 코믹함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안방극장의 강한 눈도장을 찍는 데이는 성공한 듯하다.

한편 ‘질투의 화신은 매주 수목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