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의총 참석한 이정현, 현안엔 침묵만
입력 2016-08-22 16:55  | 수정 2016-08-23 17:08

22일로 취임 2주를 맞이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지만, 여전히 현안에 대해서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다. 4명의 후보 중 40%가 넘는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되 이 대표가 계파갈등적 이슈를 맞닥뜨리자 ‘정치적 입지가 벌써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또 이날 전대 경선 주자 초청 오찬을 마련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 대표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날 오전 7시 30분에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오전 9시에 최고위 회의가 열렸던 관례를 감안한다면 ‘새벽회의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이 대표 등 최고위 멤버들은 아침 죽을 챙겨먹으며 비공개 회의를 곧바로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추경, 사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 등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을 일관해 당 대표로서의 역할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의총 중에 발언대에 서서 원내 진행과 운영은 원내대표가 전권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이후도 의총에서 가급적 대표 인사를 생각하겠다. 꼭 드릴 말이 있을 때도 아주 적게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근 우 수석의 퇴진론을 꺼내들며 당 대다수 의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의총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도 이 대표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는 민심이 새누리당을 떠났다고 하는데, 야당의 시각과 여당의 책임감으로 민생 정치에 대해 6개월 가량 혼신의 노력을 한다면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지론을 내놨다.
의총 직후 마련된 전대 주자들과의 오찬도 ‘의도와는 다르게 맥 빠진 자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한선교 함진규 의원과 정문헌 전 의원, 이부형 이용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참석했고, 경선 레이스 도중 단일화로 빠진 정병국 김용태 의원은 잠깐 들러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 당 대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주 의원은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갔지만, 첨예한 얘기는 없었다”라며 단순히 밥 먹은 자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전대가 끝난 지 보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모두 다 서먹할 수 밖에 없었다”라며 의견 교환이 주가 된 자리가 아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취임 직후 친청와대 성향을 보이며, 최근 정계의 가장 큰 이슈인 우 수석 논란에서도 기계적인 중립 입장을 내비친 이 대표와 비박계 사이에 아직은 어색함이 감돈다는 뜻인 셈이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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