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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결산③] ‘선수는 혼자 걸을 수 없다’..지원사격은 불가결
입력 2016-08-22 16:13  | 수정 2016-08-22 17:51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남자 양궁팀. 사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이번 리우 올림픽은 경기장 밖 지원사격의 필요성이 새삼 부각한 대회다.
저예산 등의 열악한 환경을 땀과 투지로 극복해낸 사례도 더러 있었지만,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역사상 첫 전종목 금메달을 석권한 양궁은 선수단과 후원단의 조화가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보여준 대표 종목이다.
선수들이 ‘다시 4년을 준비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할 정도로 피나는 노력이 뒤따랐겠지만, 협회도 선수단 못지않게 대회 준비에 힘을 쏟았다.

현대자동차 부회장이자 대한양궁협회 회장인 정의선 회장의 지시 아래 장혜진 기보배 구본찬 김우진 등 양궁 선수들은 경기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양궁팀만을 위한 사설 경호원과 방탄차가 제공됐고, 경기장 근처에 트레일러를 개조한 휴게실이 마련돼 선수들은 불필요한 이동을 피한 채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리우로 떠나기 전에도 올림픽 환경 적응 훈련을 위해 야구장(고척돔)에서 실전 연습을 하는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양궁팀이 금메달을 확정할 때마다 두 손을 번쩍 들어 기쁨을 표하기도 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양궁협회와 정반대의 길을 걸어 많은 비난을 받았다.
여자 배구팀은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완패했다. 여기에는 김연경 외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선수단 전력의 한계와 더불어 협회의 무관심이 한몫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가뜩 ‘김치찌개 사건이 알려진 터에 여자 배구팀의 김수지가 귀국 인터뷰에서 (김)연경이가 통역 역할까지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한 이후 협회는 십자포화를 맞았다.
협회는 AD카드를 발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단 한 명의 직원도 대회에 보내지 않았고, 유일하게 영어 소통이 가능한 에이스 김연경이 경기 외적인 업무까지 도맡아 대회 내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는 후문이다.
여자 배구팀 김연경과 김해란 사이에 있는 사람은 대한배구협회 서병문 회장. 사진(인천공항)=김재현 기자

대한축구협회도 대회 전 몇몇 직원이 AD카드를 발급받지 못할 거란 사실을 알았지만, 각 파트의 실무자를 현장에 보내 선수단의 경기 준비를 물심양면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의 입에서 ‘배구협회는 정신 차려라, ‘양궁협회를 보고 배우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리 놀랍지 않은 현실이다.
양궁, 배구 협회가 아니더라도 지원사격의 중요성을 결과로 증명한 사례는 또 있다.
진종오로 대표되는 사격이다. 14년째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로 있는 한화갤러리아와 진종오의 개인 후원사인 KT의 지원 없이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불가능했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회장도 정의성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경기장을 지켰다.
모두가 함께 걸을 때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는 진리를 다시금 가슴 속에 새길 수 있었던 리우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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